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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쇼] "일자리 미스매치? '25살 야쿠르트 아줌마'의 대답은…"

[아젠다: 소멸한국③ 청년소멸시대 청년의 삶]
- 학업 병행 가능한 '야쿠르트 배달'에 매력 느껴
- 근무시간 짧지만 아르바이트라고 생각 안 해
- 또래 굉장히 많아졌다…최근 2030 매니저 입사↑
- '대학 왜 갔냐', '편하게 살려고 하냐' 비판받기도
- 사기업 공채보다 프리랜서·개인사업 준비생 많아
- 임금노동보다 '자아실현' 원해…쳇바퀴 삶은 무기력
- '적금이율 20%' 시대보다 불안정…연금 기대 없다
- 일자리? 없는 게 아니라 찾는 일자리가 없는 것
- 적당한 취업 대신 '커다란 한 방' 쪽으로 시선 돌려
- 무기력엔 '효용감' 필요…소모임·공공장소 늘어야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3년 11월 22일 (수)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곽바다 씨 (대학생 / 야쿠르트 배달원)


▷김태현 : 정치권이 주목할 어젠다를 던지는 정치쇼 어젠다 시간입니다. 최근에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은 채 그냥 쉬었다는 청년이 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쉬는 청년이 급증한 이유를 양질의 일자리 부족, 일자리 미스매치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있다 이렇게 진단했는데 오늘은 청년들의 구직 현실을 특별한 일자리를 가진 청년의 목소리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0대 프레시 매니저 곽바다 씨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곽바다 : 안녕하세요.

▷김태현 : 프레시 매니저라는 단어는 사실 좀 생소합니다. 그러니까 기성세대에게는 소위 말하는 야쿠르트 아줌마 이렇게도 많이 부르고는 했잖아요. 그런데 최근에 프레시 매니저라는 용어를 쓰고는 있는데 이게 사실은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용어에서 볼 수 있듯이 원래 50대, 60대 아주머니들이 많이 하시던 일인데 20대인 곽바다 씨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이유라든지 계기가 있을까요?

▶곽바다 : 저는 아직 대학 재학 중인데요. 오전 시간을 이용해서 학업과 병행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프레시 매니저라는 직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당근 알바라는 플랫폼에서 육아 혹은 다른 일과 병행하세요라는 문구를 보고 매력을 느꼈고요. 저는 아직 4학년이라서 비교적으로 자유롭게 시간표를 짤 수 있었어요. 그래서 오후 수업을 위주로 시간표를 편성하고 오전에 프레시 매니저 업무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그럼 오전만 하시는 거죠?

▶곽바다 : 지금은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김태현 : 그럼 일종의 많은 학생들이 편의점 아르바이트라든지 이렇게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시는데 아르바이트로 하시는 개념으로 이해해도 되는 거예요?

▶곽바다 : 그런데 다른 분들하고 고용 형태가 다르다거나 업무를 하는 마음가짐이 다르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요. 오후에 일을 나간 적도 있고 고객하고 조율을 해서 오후에 전달할 때도 있고요. 다른 분들하고 평균적으로 일하는 시간은 좀 더 짧지만 저는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김태현 : 어떻습니까? 해 보시니까 장점이나 단점이 있을 것 같은데.

▶곽바다 : 장점은 일단 시간적으로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자유롭게.

▷김태현 : 시간을 유동적으로 쓸 수 있다.

▶곽바다 : 네. 그리고 제가 아무래도 20대다 보니까 되게 많은 분들이 격려를 많이 해 주세요. 고객님들도 그렇지만 제 지인분들도 되게 격려를 많이 해 주시고요. 그리고 지금처럼 인터뷰나 아니면 방송 출연처럼 좀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일들이 되게 많았어요.

▷김태현 : 무슨 말인지 이해할 것 같아요. 단점은요? 혹시 과도한 관심, 이런 게 단점이 될 수도 있나요?

▶곽바다 : 좀 그런 유의 단점들인데요. 프레시 매니저라는 직업을 택할 거면 대학에 왜 갔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었고 오전에만 일한다는 점 때문에 펀하게 살려고 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비판을 들어본 적도 있고요. 또 다른 면에서는 이게 개인사업자 같은 위촉판매직 형태의 일이다 보니까 직접 수입이나 고객 관리를 해야 하거든요. 이게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김태현 : 주변에 같은 곽바다 씨 또래의 청년들이 프레시 매니저 하는 분들이 많아요?

▶곽바다 : 제가 일을 시작한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저는 거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지금은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제가 일하고 있는 사무실에서도 최근 몇 달 동안 한 서너 분 정도 2030 매니저님들이 들어오셨거든요.

▷김태현 : 곽바다 씨 지금 4학년이시잖아요. 내년에 졸업하시죠?

▶곽바다 : 그래야죠.

▷김태현 : 혹시 졸업 후에도 계속하실 예정이신 거예요 아니면 혹시 지금 다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게 있으세요?

▶곽바다 : 제가 이곳에 꼭 취업해야겠다, 이런 진로를 꼭 선택해야겠다 하고 있는 것은 솔직히 말하면 없고요. 그래서 프레시 매니저를 당장 졸업과 동시에 그만둬야겠다 혹은 아주 오랫동안 이 일을 하겠다, 이런 결심도 서지 않은 상황입니다.

▷김태현 : 유동적인 거군요. 상황에 따라서 더 할 수도 있고 아니면 그만할 수도 있고.

▶곽바다 : 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사실 굉장히 많아서 오랜 고민을 할 수가 없는 그런 스케줄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태현 : 그래서 제가 이런 질문을 드려본 이유는 제가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예전에 기성세대 같은 경우에는 취업을 하고 어디 대기업이라든지 중견기업이라든지 중소기업이라든지 기업 공채로 들어가서 그 직장에 평생 있는 것. 이게 일반적인 모습이었는데 요즘 청년들은 좀 다르잖아요. 특별한 일자리에도 관심을 가지는 경우들이 많은 것 같고 주변 친구들은 어떻습니까?

▶곽바다 : 제 주변 친구들은 사실 친한 친구들을 보면 그냥 사기업이나 공채 같은 데 도전해서 취업을 한 친구들이 거의 없거든요. 이건 제가 인문계 전공이라서, 철학 전공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요즘에는 그런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아요. 물론 시험을 준비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 때문에 그런 것도 있겠지만 프리랜서로 일하거나 개인사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제 생각에는 어떤 기업에 취직해서 일을 한다고 해도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이유가. 일단은 옛날처럼 단순히 일을 할 때 이게 임금노동으로서의 일이다라고만 생각하지 않는 것 같고요. 일로써 어떤 자아실현을 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것을 찾으려다 보니까 단순히 어떤 사기업에서 일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고요.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냥 이렇게 취업하고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삶에 대한 무기력함이 좀 있는 것 같아요.

▷김태현 : 그러면 이런 건가요? 예를 들면 저희 아버지 세대는 소위 말하는 나인투식스, 나인투세븐 해서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고 월급날 월급 나오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는 인생을 살았는데 그게 아니라 나는 워라밸도 하고 싶고 내 인생도 즐기고 싶고 재미있는 일 하고 싶고. 그런 욕구가 크다?

▶곽바다 : 그렇죠, 그렇죠. 사실 그런데 그 세대는 더 힘드셨죠. 주 6일을 야근까지 하시면서.

▷김태현 : 예전에는 그랬죠. 그렇구나. 요즘 청년들은 청년 일자리가 없다, 일자리가 부족하다 이런 얘기가 많이 예전부터 나왔었는데 요즘 대학생들이나 청년들은 어때요? 일자리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어요?

▶곽바다 : 그런데 사실 다들 알고는 있는 것 같아요. 일자리가 아예 없는 게 아니라 자기가 스스로가 찾는 일자리가 없는 거죠.

▷김태현 : 미스매치?

▶곽바다 : 그렇죠. 왜냐하면 눈을 낮추면 사실은 적은 임금에 원하지 않은 일을 하는 그런 일자리는 사실은.

▷김태현 : 가기 싫은 게 인지상정이고.

▶곽바다 : 하지만 그런 일을 할 수는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 그런 취업문은 열려는 있다. 하지만 아무도 가려고 하지 않는 거죠.

▷김태현 : 그러면 속된 말로 지금 일자리가 부족하다, 청년실업률이 높다고 하지만 눈을 낮추면 갈 데는 많은 건 현실인데 눈 낮추는 게 쉽지 않잖아요.

▶곽바다 : 그렇죠.

▷김태현 : 그게 문제다, 일종의 미스매치가. 기업들을 보면 구인난 얘기를 해요. 야, 사람이 없어. 이 조건을 걸었는데 아무도 안 와 이렇게 얘기하고 구직을 하는 청년들은 내가 눈을 낮추면 갈 수는 있는데, 갈 데는 있는데 나는 정말 눈 낮추기 싫어. 이런 미스매치가 계속 벌어지고 있거든요, 최근에. 이건 왜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보세요?

▶곽바다 : 제 생각에는 일단 저희가 기성세대보다 되게 불안정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태현 : 그건 맞아요. 맞아.

▶곽바다 : 왜냐하면 이전에는 임금노동으로서의 나의 일자리를 가지고 있더라도 이렇게 일을 하면 적금을 해서 저는 적금 이율이 10%대, 20% 이렇게 된 적이 있었다는 말을 듣고 굉장히 놀랐어요.

▷김태현 : 아마 곽바다 씨가 태어나기 전일 수도 있어요.

▶곽바다 : 그래서 적금만으로도 목돈을 모을 수 있고 열심히 일을 하면 집을 사고 가정을 잘 꾸릴 수 있고 이런 희망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그냥 일자리를 가지고 단순히 저금을 하는 것만으로는 집을 살 수도, 안정적인 가정을 꾸릴 수도 그리고 내 노후에 연금이 따박따박 나올 거라는 기대도 할 수가 없거든요.

▷김태현 : 그렇죠. 국민연금도 점차 고갈된다고 하니까.

▶곽바다 : 그래서 그냥 회사에 다니는 것만으로는 무언가 제 미래가 보장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는 거조. 그렇다 보니 눈을 낮추거나 아니면 그냥 적당히 취업을 해서 무언가를 하겠다는 결심은 굉장히 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아예 내 자아실현을 할 수 있는 일을 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사업이나 다른 좀 더 커다란 한 방을 노리는 그런 쪽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는 것 같습니다.

▷김태현 : 그러면 기존에 전통적인 우리 아버지 세대들이 했던 방식으로는 안정된 가정을 꾸리고 집을 사고 내 노후를 보장받을 수 없으니 아예 처음부터 다른 길로 가는 게 맞다 또는 그냥 인생을 즐기면서 사는 게 낫다,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신다는 거죠?

▶곽바다 : 그렇죠. 주변을 둘러보면 그런 것 같습니다.

▷김태현 : 결혼과 출산도, 결혼도 많이 안 하는 분들이 있고 출산율도 떨어진다고 하는데 그런 생각들을 요즈음 청년들이 하는데도 앞서 말씀드린 그런 이유들이 크게 작용을 하고 있는 건가요?

▶곽바다 : 그렇죠. 제 친구들은 사실은 제가 20대 지금 중반인데 만으로 25살이거든요. 그런데 20대 초반에는 그냥 다들 결혼이 싫어서 안 하겠다고 하다가 중반이 되니까 결혼도 하고 싶고 아이들도 슬슬 예뻐 보인다고 하는데 어차피 집도 살 수 없고 돈도 모을 수 없을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김태현 : 아이가 가지고 싶고 누구나 우리 엄마, 아빠처럼 행복한 가정 꾸리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너무 어렵지 않겠냐 이런 말씀이시구나. 곽바다 씨, 마지막 질문인데 이게 사실은 정치권에서도 맨날 선거 때 되면 청년 정책, 청년, 청년, 청년 하잖아요. 진짜 청년으로서 정치권에 요구하고 싶은 것 있어요? 쓸데없는 것 하지 말고 이런 거나 좀 해 달라.

▶곽바다 : 생각을 해 봤는데요. 지금 청년들이 되게 무기력한 세대라고 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두 가지가 사람을 무기력에서 벗어나게 한다고 믿거든요. 그 큰 골자는 효용감인데 하나는 관계에서의 개인적인 효용감이고 다른 하나는 일에 대한 사회적인 효용감이 인간을 무기력에서 벗어나게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청년 개인은 무기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누구를 만나고 대화하고 참여하기 위해서 노력해야겠지만 저는 그런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회적으로 사회가 이 무기력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싶다면 그냥 일단 1차적으로는 소모임이나 취미활동 같은 그런 개인적인 프로그램이나 도서관이나 공원 같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그런 곳들이 확충되었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사회적이나 정치적인 그런 표현들을 직접적으로 공개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곽바다 씨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곽바다 :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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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김태현의 정치쇼 (시간 수정/오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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