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한증은 계속된다…한국, 중국 3-0 꺾고 월드컵 예선 2연승

클린스만호가 손흥민(토트넘)의 멀티골을 앞세워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의 최대 고비인 중국 원정에서 3점 차 완승을 했습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1일 중국 광둥성의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에서 전반전에 터진 손흥민의 2골을 앞세워 3-0 승리를 거뒀습니다.

싱가포르와 1차전(5-0 승)에 이어 2연승을 거둔 한국은 C조 1위를 유지하며 3차 예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할 가능성을 키웠습니다.

이날 싱가포르에 2-1로 승리한 태국이 중국을 제치고 조 2위(승점 3·골 득실 0)로 올라섰고, 중국은 3위(승점 3·골 득실 -1)로 내려앉았습니다.

한국은 중국과 상대 전적에서 최근 4연승을 포함해 22승 13무 2패로 앞서나갔습니다.

중국은 '공한증'을 떨쳐내지 못했습니다.

중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79위로 한국(24위)보다 55계단 아래에 있습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부터 파죽의 5연승을 기록했습니다.

연승 행진을 벌인 5경기에서 클린스만호는 19골을 넣고 한 골도 내주지 않았습니다.

2차 예선 상대국 중 가장 강하며, 워낙 거칠게 플레이하는 중국을 상대로 원정에서 심각한 부상자 없이 승리를 거둔 것은 작지 않은 성과입니다.

이날 경기 중에는 중국 팬들이 한국 선수의 눈을 겨냥해 레이저 불빛이 쏘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돼 빈축을 샀습니다.

신바람을 내며 2023년 A매치 일정을 마무리한 대표팀은 내년 1월 초 다시 소집돼 같은 달 12일 개막하는 2024 카타르 아시안컵 준비에 들어갑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이 자랑하는 '빅리거' 공격 트리오인 손흥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프턴)을 지난 싱가포르전에 이어 또 한 번 선발로 총출동시켰습니다.

스트라이커 조규성(미트윌란)이 선봉에 섰고, 왼쪽부터 황희찬, 황인범(즈베즈다), 이강인이 2선에서 조규성의 뒤를 받쳤습니다.

손흥민은 최전방과 2선 사이를 자유롭게 오갔습니다.

박용우(알아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고, 포백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이기제(수원), 김민재(뮌헨), 정승현, 김태환(이상 울산)이 구성했습니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알샤바브)가 꼈습니다.

한국은 중국을 압도하는 경기를 펼쳤습니다.

볼 점유율 68%-32%, 슈팅 수 15-4, 유효슈팅 수 8-0으로 앞섰습니다.

한국은 전반 11분 만에 손흥민의 페널티킥 골로 앞서나갔습니다.

앞서 중국 수비수 주천제가 페널티지역에서 황희찬의 발을 거는 파울로 페널티킥을 한국에 헌납했습니다.

황희찬은 자신의 패스를 받은 조규성의 슈팅이 주천제에게 막힌 뒤 이들과 골키퍼가 한데 엉켜 혼전이 펼쳐지자 공을 향해 저돌적으로 달려들다가 파울을 유도해냈습니다.

계속 경기를 주도하던 한국은 전반 24분 절호의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습니다.

손흥민이 페널티아크에서 날린 왼발 슈팅을 골키퍼가 쳐내자 문전에서 도사리던 황희찬이 재차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다시 골키퍼 선방에 막히고 말았습니다.

손흥민은 전반 45분 두 번째 골도 책임졌습니다.

오른쪽에서 이강인이 올린 코너킥을 손흥민이 가까운 쪽 골대에서 머리로 돌려놓은 것이 골대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이 '차세대 에이스' 이강인의 도움으로 A매치 득점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강인은 A매치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손흥민은 A매치 41호 골을 기록했습니다.

이강인은 후반 8분에는 골키퍼까지 제치고 슈팅을 날려 4경기 연속골을 넣는가 싶었으나 공이 골라인을 넘기 직전에 주천제가 걷어내 아쉬움을 삼켰습니다.

후반에도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해 가던 한국은 후반 27분 김태환, 황희찬, 조규성을 빼고 설영우(울산), 이재성(마인츠), 황의조(노리치시티)를 투입하는 변화를 줬습니다.

후반 38분에는 이강인이 물러나고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이 그라운드로 들어갔습니다.

한국은 중국이 만회골을 넣기 위해 열을 올리던 후반 42분 손흥민이 오른쪽에서 올린 대각선 프리킥 크로스를 정승현이 머리로 마무리해 승리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후반 45분에는 박용우 대신 박진섭(전북)이 교체로 투입되며 A매치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