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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려올 땐 '가족', 이사 갈 땐 '물건'?…뻔뻔한 견주

키우던 강아지를 여행지나 낯선 곳에 가서 무책임하게 버려두고 오는 나쁜 사람들이 있죠.

최근에는 이사를 가면서 빈 집에 강아지를 덩그러니 버리고 떠난 주인도 나왔습니다.

강아지는 오지 않는 주인을 빈집에서 하염없이 기다렸다는데요.

그런데 이 주인이 강아지와 함께 남긴 메모는 더 황당했습니다.

빈집 텅 빈 차고 안에 강아지 한 마리가 홀로 묶여 있습니다.

오랜만에 사람이 찾아오자 꼬리를 흔들며 짖는 모습인데요.

강아지 옆에는 주인이 두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도 함께 발견됐습니다.

'우리 똘똘이 좀 잘 돌봐주세요. 이사 가는 바람에'라고 적었는데요.

황당하게도 웃는 얼굴 표시에 하트까지 그려뒀습니다.

이 강아지를 구조한 동물보호연대는 "집주인이 이사를 가면서 강아지를 묶어두고 갔다"며, "3주가 지났지만 입양 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버려졌다가 구조된 반려동물은 지난해에만 11만 3천 마리 정도였습니다.

이 가운데 44% 정도는 새 주인을 찾지 못해서 안락사당하거나 폐사했습니다.

2년 전부터는 법이 바뀌면서 이렇게 동물을 버리면 3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게 하고 있기는 하지만 처벌이 약하다 보니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2월 부산 연제구의 한 무인점포입니다.

한밤중 한 남성이 강아지를 안고 무인점포 문을 슬그머니 열더니, 강아지를 내려놓고 문을 닫은 채 그대로 도망갑니다.

혼자 남은 강아지는 주인을 찾는 듯 점포 안을 맴돕니다.

이렇게 10시간 넘게 홀로 방치된 강아지는 다음 날 오전 가게에 출근한 주인에게 발견됐습니다.

[가게 주인 (지난 2월) : (강아지가 여기 온 지) 12시간 다 되어가죠. 제가 강아지 사료 사서 밥 주고 너무 불쌍해가지고….]

꽁꽁 얼어붙은 강 한복판에 강아지를 버리고 간 나쁜 주인도 있었습니다.

목에 노끈을 묶어 돌덩이에 매달아 둬서 강 밖으로 빠져나올 수 없게 해두고 사라진 것입니다.

정부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이미 10년 전부터 동물 등록을 의무화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면 출생 신고하는 것처럼, 동물도 데려왔으면 신고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효과는 미미합니다.

동물등록제는 두 달 이상 된 개를 소유한 사람이라면 동물 유기 방지를 위해 지자체에 동물을 등록하고, 등록 정보를 담은 칩을 개 몸속에 시술을 통해 심거나 외장형으로 목줄 등에 달고 다녀야 합니다.

등록하지 않으면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합니다.

하지만 반려동물 등록률은 53%에 불과합니다.

단속이 쉽지 않아 제대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점이 그 이유로 꼽히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 2021년 동물 등록 위반 적발 사례는 125건에 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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