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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렉스 2개 값 보냈더니…" 돈만 받고 잠적한 시계 매장 직원

A 씨가 롤렉스 관련사 직원과 주고받은 메시지 (사진=A 씨 제공, 연합뉴스)
▲ A 씨가 롤렉스 관련사 직원 B 씨와 주고받은 메시지

"이게 뭔가 싶죠. 롤렉스 2개 값을 계좌이체 하라던 관련사 직원이 돈만 받고 튀었어요."

스위스산 명품 시계, 롤렉스를 손목에 감을 생각에 들떠있던 A(38·전북 전주) 씨의 마음은 도무지 받지 않는 전화에 차게 식었습니다.

'오픈런'(영업 시작 전부터 줄 서서 대기하는 것)으로도 구입하기 어려운 롤렉스 모델을 구해주겠다던 롤렉스 관련사 직원이 돈만 챙겨 잠적한 것입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5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롤렉스 시계를 구매하려던 A 씨는 지인들에게 제품을 정가로 구할 수 있는 방법을 수소문했습니다.

재판매 가격이 정가의 2배에 육박하던 '롤렉스 대란'은 최근 주춤하지만, 여전히 상당한 웃돈이 붙기 때문입니다.

A 씨는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롤렉스 관련 시계 매장에 근무한다는 B 씨를 건너 건너 소개받았습니다.

B 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시계 매장과 롤렉스가 연결돼 있어 7월 중순이나 말쯤 약간 저렴한 가격에 시계를 구할 수 있다'고 했던 게 A씨의 주장입니다.

웃돈이 붙지 않는 데다 할인이라는 말에 혹한 A 씨는 시계 1개 값, 1천300여만 원을 이체했습니다.

고민이 되기는 했지만,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이라 선뜻 큰돈을 보냈습니다.

시계를 받기로 한 7월, B 씨는 대뜸 A 씨에게 연락해 돈을 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같은 매장에서 일하던 직원이 롤렉스 시계를 구한 뒤 되팔다가 걸렸다는 게 B 씨의 설명이었습니다.

A 씨는 7월 14일 바로 돈을 환불받았습니다.

돈을 돌려받아 B 씨에 대한 신용이 쌓인 A 씨는 '정가 롤렉스'에 미련이 남아 9월에 다시 B 씨에게 연락했습니다.

B 씨는 '11월쯤 시계가 들어온다'고 하더니 예약을 요구했습니다.

이번에는 직원 할인가였습니다.

A 씨는 1천200여만 원을 이체했고 B 씨는 11월 14일을 시계 수령일로 지정했다고 합니다.

며칠이 지나 A 씨는 '시계 몇 개가 더 들어옵니다. 추가 구매 의사가 있느냐'고 묻는 B씨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A 씨는 이왕 사는 김에 아내 몫까지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아내의 시계 값은 B 씨가 근무하는 매장에 직접 방문한 뒤 이체하기로 했습니다.
전북 전주덕진경찰서 (사진=연합뉴스)

A 씨는 11월 6일 매장을 방문했고, B 씨는 자기 매장을 직접 소개하면서 롤렉스 시계 구입 경로를 다시 한번 설명했다고 합니다.

A 씨의 요구에 B 씨는 '인수 확인증'도 써줬습니다.

A 씨는 아내 시계값, 1천200여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시계 2개 값으로 모두 2천400여만 원을 보낸 것입니다.

그러나 B 씨는 시계 수령일을 11월 15일로 하루 늦추더니 당일 전화도, 문자메시지도 받지 않은 채 종적을 감췄습니다.

B 씨가 근무하는 매장에 전화해 보니 '6일째 무단결근'이라고 했습니다.

A 씨와 시계와 관련한 연락은 주고받으면서 매장에는 출근하지 않은 셈입니다.

A 씨는 오늘(21일) 언론 인터뷰에서 "롤렉스 관련사 직원이라고 해서 믿고 대금을 이체했는데 어떻게 잠적을 할 수 있느냐"며 "큰돈을 보내고 한 달 넘게 애타게 기다렸는데…"라며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어 "B 씨는 내 돈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돈도 챙겨 달아난 걸로 알고 있다"며 "B 씨의 가족과는 연락이 닿았으나 여전히 B씨는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까지 B 씨 휴대전화는 전원이 꺼져 있습니다.

이에 B 씨가 근무했던 매장의 대표는 "이런 일이 생겨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B 씨 개인의 일이기는 하지만, 회사도 이 일이 원만하게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B 씨 가족이 피해금을 변제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회사가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숨지 않고 책임감 있게 나서겠다"고 약속했습니다.

A 씨는 사기 혐의로 B 씨를 전주덕진경찰서에 고소했습니다.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사건을 면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A 씨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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