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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어른이 파놓은 덫에 발목…불법 도박 광고가 '관문'

<앵커>

청소년 온라인 불법 도박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전해드렸는데요. 처음에는 친구 따라 사이버 도박을 접했다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은 어른들이 파놓은 불법 사이트 덫에 발목이 잡힌 경우가 많습니다.

박재현 기자가 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기자>

10대 초중반의 청소년들이 사이버 도박 중독 치유 캠프에 모였습니다.

이들은 사설 토토나 경마 같은 불법 도박을 어떻게 처음 접했을까?

[중독 청소년 (11세) : 친구가 저한테 3만 원 정도 쥐여주면서 하라고 권유했어요.]

[중독 청소년 (15세) : 돈이 급했거든요. 친구에게 돈 구할 방법 없냐 (했더니 도박 사이트를 알려줬습니다.)]

대체로 주변 친구의 권유로 사이버 도박을 접하게 됐다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면 이들을 빠져들게 만든 것은 불법 웹툰과 음란물 등에 걸린 광고였습니다.

어른들이 파놓은 덫에 빠진 것입니다.

[조진석/청소년매체환경보호센터 부장 : 항상 그런 것들의 주변에는 불법 인터넷 도박 홍보가, 불법 도박으로 갈 수 있는 채널이 열려 있는 거죠.]

처음 돈을 딸 때 느낀 강렬한 쾌감은 머릿속에 각인됩니다.

[중독 청소년 (15세) : 소리를 엄청 질렀어요. (태어나서) 제일 행복했죠. 밤을 새웠는데도 미친 듯이 베팅하고 잠도 안 오고….]

이 강렬한 쾌감은 10대 청소년에게 한 달 수백에서 1천만 원을 도박에 털어 넣게 만들고,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렁으로 이끌었습니다.

더 큰 자극을 찾으며 이미 중독의 수렁으로 빠져들었지만, 우리 사회가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것은 상담 정도에 그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해국/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개인, 가족, 학교, 지역사회가 이 아이의 문제를 인지하고 계속해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거죠.]

캠프에 모인 청소년들은 오늘보다 내일이 더 불안합니다.

도박 중독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스스로의 의지를 믿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중독 청소년 (15세) : 지금이야 미성년자니까 대출도 안 나와서 다행인데, 성인 돼서 대출 나오면 더 크게 베팅할까 봐 그게 제일 두려운 것 같습니다. 벗어나 기가 힘든 것 같아요.]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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