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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 지하에도 생명 존재 가능?…"극지서 소금빙하 증거 발견"

소금빙하 증거가 발견된 수성 북극 지역 (사진=NASA 제공, 연합뉴스)

수성 극지방에서 소금 빙하와 함께 지하에 휘발성이 풍부한 지층이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형들이 발견됐습니다.

연구팀은 이는 수성 역사와 환경에 대한 기존 생각에 배치되는 것으로 지하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이 있을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단서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행성과학연구소(PSI) 알렉스 로드리게스 박사팀은 20일(한국시간) 국제학술지 '행성 과학 저널'(The Planetary Science Journal)에서 미항공우주국(NASA) 수성탐사선 '메신저'(Messenger) 관측 데이터에서 북극 주변 라디틀라디 충돌구와 에미네스큐 충돌구에서 소금빙하로 보이는 구조 증거와 지하의 휘발성 물질로 인해 형성된 것으로 보이는 지형들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소금 빙하 발견은 수성에는 휘발성 물질이 없다는 오랜 통념과 달리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있는 휘발성 물질이 풍부한 지층(VRL)이 지하 깊숙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며 이는 우주생물학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수성이 태양에 매우 가깝고 표면 온도가 높아 수성 지각에는 휘발성 화합물이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메신저호가 수성에서 황, 염소, 나트륨, 칼륨 등 휘발성 물질이 풍부한 표면을 발견하면서 이런 관점이 크게 바뀌었고 이런 물질 분포는 일부 지역 10㎝ 이내 표면에 한정된 것으로 추정돼 왔습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메신저 탐사선에 탑재된 해상도 1m인 '수성 이중 영상화 시스템'(MDIS)의 글로벌 모자이크 베이스 맵과 해상도 665m, 수직 정밀도 1m인 메신저 글로벌 디지털 지형 모델 버전2(DTM v2) 데이터를 사용해 라디틀라디 충돌분지의 구멍들과 다양한 지형 유형 등 지질학적 특징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라디틀라디 충돌구 근처에 지구 및 화성의 빙하와 유사한 형태의 소금 빙하들이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빙하에는 비교적 근래 지하의 휘발성 물질들이 승화해 분출되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구멍들이 광범위하게 분포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런 구멍들의 깊이는 빙하 전체 두께에 해당할 정도로 깊은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하지만 주변 충돌구의 바닥과 벽에서는 이런 구멍들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소금 빙하와 승화 구멍 분포는 빙하 아래에 휘발성이 풍부한 물질이 포함된 지층(VRL)이 폭넓게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그동안 과학자들에게 미스터리였던 충돌구 내부와 구멍들이 관계에 대한 해답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즉 충돌 분지에서 많이 발견되는 승화 구멍들은 지하의 휘발성이 풍부한 지층에서 소행성 충돌 당시 충격으로 휘발성 물질이 분출돼 생긴 것이며 이 과정에서 소금 빙하가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입니다.

로드리게스 박사는 "수성과 관련한 핵심 미스터리 중 하나는 소금 빙하와 주변의 복잡한 지형이 어떻게 생겨난 것이냐는 점"이라며 "이 연구는 최고 40억 년 전 형성된 북극 보레알리스 카오스 지역의 많은 충돌구가 왜 대부분 사라졌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붕괴한 지층 아래에는 이전에 중력 연구를 통해 확인된 훨씬 더 오래된 충돌구 모양의 옛날 표면이 있다"며 "이처럼 조각난 상부 지각이 나란히 나타나는 것은 휘발성 물질이 풍부한 지층이 이미 굳어진 지형 위에 형성됐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는 휘발성 물질이 풍부한 지층이 수성 역사 초기 단기간 존재했던 뜨거운 원시대기가 태양에 노출되지 않은 밤에 붕괴하면서 형성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이는 휘발성 물질이 풍부한 지층은 대체로 맨틀 분화과정에서 만들어진다는 기존 이론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공동연구자인 브라이언 트래비스 박사는 " 수성의 소금 빙하는 지구 빙하와는 달리 땅속 깊숙이 묻힌 휘발성이 풍부한 지층이 분출돼 형성된 것"이라며 "우리 모델은 지하의 소금이 흘러나와 빙하가 생성됐을 가능성 크고 VRL은 빙하가 퇴적된 후에도 10억 년 이상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로드리게스 박사는 "지구에서 특정 소금 화합물은 칠레의 건조한 아타카마 사막 같은 매우 혹독한 환경에서도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틈새 환경을 만들고 있다"며 "이 연구 결과는 수성의 혹독한 표면보다 지하 깊은 곳에 생명체가 존재하기 더 좋은 환경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수성과 유사한 외계 행성의 생명체 탐사와 관련된 우주생물학 연구에 새로운 차원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NASA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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