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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강 옆 400년 지켰는데…"올림픽 보안" 노천서점 철거

<앵커>

프랑스 파리의 센강 주변에는 노천 서점들이 많습니다. 역사적인 명물인데 파리시가 철거에 나섰습니다. 내년 올림픽 때문입니다. 반발이 거셉니다.

파리 곽상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둠이 내린 파리 센 강변.

시 관계자들이 노천 서점 가판대 위 고서적들을 빼내 종이 상자에 옮겨 담습니다.

텅 빈 가판대, 나무로 된 연결부위 등을 확인하는가 싶더니, 중장비를 동원해 통째로 가판대를 들어 올려 제거합니다.

내년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노천 서점 철거를 선언한 파리시가 시범 철거에 들어갔습니다.

[정기 펑쇼나/노천 서점 상인 : 가판대는 무게가 100kg이나 되고 굉장히 오래됐습니다. 제 것은 1938년 만들어졌죠. 철거 과정에서 다 망가질까 걱정됩니다.]

파리시의 220여 개 노천 서점들은 '부키니스트'로 불리는데 4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합니다.

2019년에는 프랑스의 무형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습니다.

하지만 파리 시는 내년 센강에서 열릴 올림픽 개막식의 보안상 필요와 관람객 시야 확보 등을 이유로 서점 철거를 상인들에게 일방 통보했습니다.

[제롬 깔레/노천 서점 협회장 : 32년 동안 여기서 일했지만, 시가 부키니스트를 옮기려는 건 처음입니다.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일방적 결정입니다.]

시민 16만여 명이 철거 반대 탄원서에 서명했고, 사회학자 등 지식인 40여 명은 유력 일간지에 반대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장 피에르/파리시민 : 부키니스트는 파리 유산의 일부입니다. 올림픽 때 파리를 찾는 관광객은 파리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문화유산을 지키고 보호하는 데 열성적인 파리 시민들의 반대에도 시 당국의 철거 입장이 강경해 논란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김시내, 영상편집 : 원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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