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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제2의 지구 찾아 나선 억만장자들, 우주 섹스는 더 생각해야 한다

[뉴욕타임스 칼럼] Space Billionaires Should Spend More Time Thinking About Sex, By Kelly and Zach Weinersmith

스프 뉴욕타임스칼
 
*켈리 와이너스미스와 잭 와이너스미스는 "화성에 지은 도시"의 저자다. 이 칼럼은 책에서 발췌했다.
 


누구나 지구를 떠나는 상상을 한 번쯤 해 봤을 것이다. 우주라는 공간은 하루가 다르게 더 좋아 보이기 시작했다. 화성에는 정치 부패가 없고, 달에는 전쟁도 없으며, 천왕성에는 유치한 개그가 없을 테니 말이다.

일론 머스크와 제프 베이조스 같은 억만장자들이 이끄는 새로운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우주선 발사는 과거 어느 때보다 일상적이고 저렴해졌다. 20년 전, 자동차 타이어 한 개 무게인 10kg짜리 화물을 저지구 궤도까지 쏘아 올리는 데는 약 10만 달러가 들었다. 오늘날 스페이스엑스의 우주발사체 '팰컨 헤비'를 사용하면 이 비용은 1만 5천 달러에 불과하다. 한때 엄청난 비용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화성 도시나 거대 회전 우주정거장 같은 것들에 관해 이제는 좀 더 구체적인 계획이 서고 있다. 우주라는 공간과 함께 신세계에서 생활하고 일하겠다는 인류의 꿈도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새로운 로켓들이 실리콘밸리가 사랑하는 상승곡선을 그리며 쏟아지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는 2029년까지 인간을 화성에 보내고 그로부터 수십 년 안에 화성에 도시를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런 계획에 회의적인 반응도 있지만, 공평하게 말하자면 일론 머스크의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은 (성공하기만 하면) 우주 개발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어 놓을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세운 일정이 계획대로 시행되지 못하더라도, 스페이스엑스는 그의 말대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기업이라는 명성을 얻을 자격이 있다.

그러나 새로운 발사 시스템 개발에 엄청난 자원이 투입되는 와중에 우주에서의 삶에 관한 연구에 들어가는 시간과 자본은 너무나도 부족한 상황이다.

가장 중요하면서도 연구가 부족한 분야를 꼽자면, 우주에서의 인간 생식일 것이다. 우주에서의 생식이 어렵고 위험하며, 심지어는 불가능할 것으로 추측할 만한 근거는 많다. 그러나 데이터가 몹시 제한적이고, 이 분야에 투입되는 자원도 전무한 수준이다. 스페이스엑스 같은 민간 우주 기업들이 지구 밖 문명 건설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불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비전에 어마어마한 자본과 인재가 몰려들어, 우주 산업의 규모는 2030년에 1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과 화성에 영구 기지를 건설하기 위한 (미국과) 중국과의 신 우주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우주 공간에서 인간이 태어나 자라는 문제에 대한 확실한 지식이 없다면, 이런 목표들은 기껏해야 실현 가능성 없는 환상일 뿐이고, 최악의 경우 윤리적으로 위험할 수도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우주를 방문한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에서도 성욕이 유지된다는 점을 확인해 줬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는 우주에서 아이를 만들어 내는 일 가운데 '즐거운 부분'이 가능한지조차 알지 못한다. 달과 화성에는 중력이 어느 정도 존재하지만, 우주 생리학 데이터 대부분은 우주비행사가 지속적인 자유 낙하상태에 있는 궤도 상의 우주정거장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무중력 상태는 물리 문제를 풀기에 이상적인 공간이지만, 성교에는 적절하지 않다. 상대가 나를 살짝만 밀어도 나는 똑같은 추진력을 받아 뒤로 날아가게 된다. 지구의 중력이 제공하는 익숙한 기준 없이는 '위', '아래' 같은 개념도 물리적인 의미를 잃어버린다. 이 모든 조건이 방향 잃은 움직임을 어색하게 만들 것이다. 우주 전문가이자 대중 강연자인 제임스 오버그와 알세스티스 오버그는 1986년에 우주에서 성교를 시도하다가는 "들이받을 벽을 만날 때까지 해변으로 밀려온 넙치처럼 무력하게 허우적거리게 될 것"이라고 쓰기도 했다.

그렇게 되면 곤란하니, 두 사람을 같이 붙여둘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공학자이자 미래학자인 토머스 헤펜하이머는 성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정조대와 반대되는 개념의 도구('unchastity belt')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우주관광협회(Space Tourism Society)의 부회장을 지낸 새뮤얼 코니글리오가 제안한 또 다른 개념으로 '포옹 터널(snuggle tunnel)'이 있다. 작가이자 배우인 바나 본타는 벨크로로 무중력 상태의 두 사람을 연결하는 '2수트(2suit)'라는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벨트가 풀리거나 터널에서 빠져나오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자립 정착지 건설이 목표라면, 현지에서의 임신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생산적인 성교'는 매우 중요하다.

그것이 과연 가능할까? 과학은 아직 답을 내놓지 않았지만, 우려되는 점은 한둘이 아니다.

인간이 우주에 머문 최장기간은 437일이며, 300일 연속 우주에 머무른 우주비행사는 소수에 불과하다. 뼈와 근육의 손실은 우주비행사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장기 임무를 맡은 우주비행사들의 경우, 하체 골밀도가 한 달에 1%씩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력이 지구의 40%인 화성에서라면 골밀도 손실은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이런 조건이 여성의 출산이나 영유아, 아동 및 청소년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지 못한다.

흔한 우주 질병은 그 외에도 뼈 칼슘 손실로 인한 신장 결석, 높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로 인한 두통, 고농도 우주 방사선 노출로 인한 암 등 다양하지만, 그 목록은 여전히 불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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