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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뒤꿈치에 '반쪽' 심고 100억 꿀꺽…팔면서 수술실에도

<앵커>

사용 승인을 받지 않은 반쪽짜리 이식용 아킬레스건을 수입해서 판 업체들과 뒷돈을 받은 의료진이 적발됐습니다. 6천 개가 넘는 반쪽 아킬레스건이 수술에 쓰였고, 부당하게 지급된 요양급여는 100억 원에 이릅니다.

최승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발뒤꿈치에 있는 강한 힘줄, 아킬레스건입니다.

뼈와 뼈 사이를 잇는 인대가 파열됐을 경우 등에 이식되는데 국내 기증자가 적어 대부분 수입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아킬레스건을 수입해 병원에 납품한 업체 26곳이 적발됐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온전한 아킬레스건에만 사용 승인을 내줬는데, 반으로 자른 아킬레스건을 온전한 것처럼 속여 들여온 겁니다.

냉동 포장상태로 수입돼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했습니다.

2012년부터 7년간 6천700여 개의 반쪽 아킬레스건을 들여와 전국 400여 개 병원에 납품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반쪽짜리 조직은 온전한 것보다 30만 원 저렴합니다.

하지만, 병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를 청구할 때에는 온전한 조직을 쓴 걸로 신고해 개당 148만 원을 받았고, 이 돈이 각 업체에 지급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타내는 요양급여는 100억 원에 달합니다.

업체 영업사원들은 수술도구를 가지고 다니며 수술실에서 아킬레스건을 다듬기까지 했습니다.

[박명운/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2계장 : 수술 도구를 차의 트렁크에서 발견된, 아주 비위생적인 거를 185회를 사용한 거예요, 영업사원들이.]

경찰은 납품업체로부터 현금 등 리베이트를 받고 환자 의료정보를 유출한 의사와 간호사 등 50여 명도 검찰에 넘겼습니다.

다만 의사들이 고의로 반쪽 아킬레스건을 사용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미승인 반쪽 아킬레스건이 환자 6천500여 명의 수술에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손승필, 화면출처 : 유튜브 'Arthroscopy Techniq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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