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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축구공이 등장하지 않는 축구 드라마…연극 팬마저 사로잡다

[커튼콜+]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에서 연극 <디어 잉글랜드>를 보다 (글 : 황정원 작가)

스프 커튼콜 디어잉글랜드
연극 <디어 잉글랜드>는 축구 이야기다. 스포츠와 드라마를 결합한 이 연극은 올해 6월, 영국 국립극장에서 처음 선보인 이래 축구 팬과 연극 관객을 모두 사로잡으며 마지막 공연까지 매진을 이어 갔다. 큰 호응 덕에 연극은 이내 웨스트엔드로 옮겨졌다. 주로 대형 뮤지컬이 공연되어 온 1,700석 규모의 프린스 에드워드 극장에서 70여 년 만에 처음 올리는 연극일 정도로, <디어 잉글랜드>는 대중성에 강한 자신감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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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경기장과 훈련장, 혹은 선수 대기실을 배경으로 주로 축구 선수나 업계 종사자들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채 10년도 지나지 않은 실제 사건들이 줄줄이 나오기 때문에 축구 팬이라면 한층 더 흥미롭게 즐길 수 있지만, 그런 걸 잘 몰라도 몰입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 스포츠 세계의 드라마와 긴장감을 생생하게 표현했을뿐더러, 궁극적으로는 축구 너머, 삶에 대한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대표팀 코치로 선정된 사우스게이트는 언론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이름 붙인 일을 해내야 한다. 성적을 올리지 못하는 팀을 데리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일이다. 육체적 훈련과 전략 짜기 등 지금까지 '이기기 위해' 투자한 노력 외의 무엇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그는 선수들의 멘털 관리를 위해 심리학자 피파 그레인지를 영입한다.

출처: 영국 국립극장(National Theatre) 공식 홈페이지
그들이 주목한 문제 중 하나는 승부차기였다. 잉글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승부차기에 약한 팀으로,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오랜 징크스를 안고 있었다. 분석 결과 잉글랜드 팀은 승부차기에 평균 2.8초, 독일팀의 1/3에 해당하는 시간을 투자하는데 사우스게이트와 그레인지 박사는 이런 서두름이 두려움에서 기인한다고 해석했다. 두려움을 직면하고 이를 팀원들과 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소프트한 팀 문화를 만들고자 하지만, 터프함에 익숙한 선수들과 운영진의 강한 반발에 부닥친다.

사우스게이트는 그들을 설득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먼저 자신의 과거, 즉 스스로의 실수를 대면하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는 결국 팀 앞에서 20년간 안고 지낸 자신의 선수 시절 실수에 대해 이야기한다. 유럽 축구 선수권대회의 4강전, 오랜 라이벌인 독일과 치열한 접전 끝에 승부차기 상황에서 그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매몰된 전적이 있다.

그의 어이없는 실축 탓에 잉글랜드 팀은 탈락했고, 그는 한동안 전 국민의 원망을 한 몸에 짊어져야 했다. 진솔한 사우스게이트의 이야기에 선수들은 마음을 열기 시작하고, 잉글랜드 팀은 차츰 새로운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한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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