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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일 감금' 수능 출제위원 킬러 없이 변별력 확보 '초고난도 임무'

'38일 감금' 수능 출제위원 킬러 없이 변별력 확보 '초고난도 임무'
▲ 모의고사 치르는 학생들

오늘(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시행되면서 출제·검토위원도 38일 만에 '감금' 생활에서 풀려납니다.

창의적이고 변별력 있으면서도 오류 없는 문제를 출제해야 했던 출제·검토위원들은 이번 수능에서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까지 배제해야 하는 '초고난도 임무'를 맡아 압박감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수능 출제·검토위원 500여 명, 진행·급식·보안 등 행정 업무를 맡는 230여 명 등 총 730여 명은 수능일인 오늘 5교시까지 38일간 합숙 생활을 합니다.

평가원이 미리 확보한 현직 교수·교사 인력풀에서 무작위로 추첨·선발돼 선임된 출제·검토위원들은 모처에서 합숙하면서 수능 본 문항과 예비 문항을 출제했습니다.

이달 초 출제를 마치고 인쇄소로 문제를 넘겼지만, 재난 상황으로 수능이 연기될 상황에 대비해 다시 같은 분량의 예비 문항을 출제해야 해 심적·체력적 부담이 컸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출제·검토위원들은 합숙 기간 내내 외출할 수 없고, 휴대전화·블루투스 이어폰 등 통신기기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인터넷도 출제·검토에 필요한 정보를 찾을 때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외부와 단절된 채로 감금 생활을 하는 데다, 창의적이고 변별력 있는 문제를 출제해야 한다는 압박감, 작은 오류도 허용해선 안 된다는 부담감이 더해져 출제·검토위원의 스트레스는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 대치동의 한 학원 앞 모습

특히 이번 수능에는 정부가 '킬러문항 배제' 방침을 밝힌 터여서 출제·검토위원들의 부담감이 훨씬 컸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 수능 국어영역 독서 문제 등을 킬러문항 예시로 언급하며 교육부에 '공교육 밖 출제 배제'를 지시했습니다.

출제·검토 위원들은 출제 단계에서부터 과거 킬러문항으로 지목돼온 유형의 문항을 피하면서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을 들였습니다.

출제 후에는 별도의 킬러문항 선별 작업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교사 25명으로 구성된 '공정수능 출제점검위원회'가 이번에 처음으로 구성돼 출제·검토위원과 함께 합숙하면서 해당 문제가 킬러문항인지 여부만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습니다.

국어·수학·영어 교사 각각 3명, 사회·과학탐구 각각 4명으로 구성된 출제점검위는 사교육을 받지 않은 수험생들이 공교육 과정만으로 풀 수 있는 문항인지를 합숙 기간 내내 분석했습니다.

교육부와 평가원은 출제·검토위원 합숙 전 '공정수능 자문위원회'를 운영해 킬러문항 없는 수능 출제를 위한 자문도 구했습니다.

자문위는 수능 성적 발표 후 재차 가동돼 킬러문항 없는 수능을 위한 향후 출제 방향을 재차 자문할 방침입니다.

모의고사

킬러문항 없이 변별력을 확보하는 수능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이번 수능은 지난 9월 모의평가와 유사하게 출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정부의 킬러문항 배제 방침 후 처음 시행된 9월 모의평가는 국어와 영어에서 수험생들에게 익숙한 지문을 활용하면서도 선택지를 까다롭게 구성해 변별력을 높였습니다.

수학에서는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거나, 선행을 통해 배운 대학 수준의 수학 지식이 있어야 풀 수 있는 문항은 내지 않았습니다.

대신 수학적 개념과 정의를 정확히 이해해야만 풀 수 있는 문항이 출제됐습니다.

그런데도 변별력은 확보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습니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야 상승하는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의 경우 작년 수능(134점)보다 8점 오른 142점, 수학은 작년 수능(145점) 수준인 144점이었습니다.

다만 수능에서는 9월 모의평가에서보다 'N수생'이 훨씬 많이 참여한다는 점, 9월 모의평가에서 출제 방식이 일부 간파당했다는 점 등은 이번 수능 난이도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집니다.

N수생들의 학력 수준은 대체로 고3 재학생들보다 높습니다.

이들이 많이 합류할수록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로 수능이 출제되더라도, 변별력은 하락할 수 있습니다.

N수생 학력 수준을 제대로 예측 못했을 경우 자칫하면 '물수능'이 될 우려가 있는 셈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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