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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실종 사태 해결 실마리…말벌 대량 포획 기술 개발

꿀벌 실종 사태 해결 실마리…말벌 대량 포획 기술 개발
▲ 등검은말벌 포획기

꿀벌 킬러로 불리며 꿀벌 실종 사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받는 생태계교란종 등검은말벌을 대량 포획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충남도는 농업기술원 산업곤충연구소 이종은 연구사를 비롯한 연구팀이 등검은말벌 유인 물질을 개발해 최근 특허 출원을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말벌은 꿀벌 응애·진드기, 부저병과 함께 실종사태의 3대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말벌과인 등검은말벌도 전국 양봉 농가에 큰 손실을 입히고 있습니다.

등검은말벌 먹이의 85% 이상은 꿀벌로, 이 말벌 개체가 증가하면서 꿀벌 봉군 세력이 약화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꿀벌 집단붕괴현상(CCD·Colony Collapse Disorder)이 나타나고, 꿀벌이 자신의 집단을 떠나는 실종 사태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연구팀이 특허 출원한 물질은 일반 포획기 내에 넣어 말벌을 유인하는 것으로 기존 제품보다 유인 효과가 20배가량 큽니다.

연구팀은 농업 부산물과 단맛·신맛이 나는 과일주스, 수분 유지 보조제 등에 말벌 유인력을 높이는 미생물을 첨가해 이 물질을 만들었습니다.

산업곤충연구소가 지난달 17∼22일 소형포획기에 이 유인물을 넣어 잡은 등검은말벌은 최대 300여 마리입니다.

같은 기간 시판 유인물을 넣은 포획기에서는 등검은말벌을 최대 15마리 잡는 데 그쳤습니다.

연구팀이 지난 4월부터 7개월 동안 특허출원 유인물을 넣은 포획기 6개에서 30차례에 걸쳐 잡은 등검은말벌은 2천376마리에 달합니다.

같은 기간 시판 유인물을 넣은 포획기 3개에서는 30차례 동안 480마리만 잡을 수 있었습니다.

산업곤충연구소는 이 물질을 이용해 봄철에는 등검은말벌 여왕벌을 잡고 6월 이후에는 등검은말벌 일벌을 대량으로 포획하면 꿀벌 집단붕괴현상을 크게 완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등검은말벌 여왕벌은 월동을 마친 후 3∼6월 양봉장 주변이나 야산에 나타나 꿀벌 사냥을 하고, 초기 봉군 조성을 위한 1차 일벌 산란과 유충(애벌레) 키우기에 전념합니다.

6∼7월 1차로 태어난 일벌들은 집짓기와 먹이 사냥을 시작하고, 여왕벌은 8∼9월 본격적으로 산란하고 9월 말 번식을 최대치로 끌어올립니다.

여왕벌 1마리당 번식 개체 수는 3천∼5천 마리로, 봄철 여왕벌 1마리를 포획하는 것은 등검은말벌 수천 마리를 퇴치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종은 연구사는 특허출원 후 성분을 개선했더니 등검은말벌뿐만 아니라 장수말벌이나 꼬마장수말벌, 좀말벌 등 다른 말벌류에 대한 유인 효과도 우수했다며 등검은말벌을 방제할 수 있도록 조속히 기술을 이전해 대량생산과 보급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동남아시아나 중국 남부 일대 아열대 기후에서 서식하는 외래 해충인 등검은말벌은 2003년 부산에서 처음 발견됐습니다.

당초 벌 전문가들은 등검은말벌이 우리나라의 추운 겨울 날씨를 견디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여왕벌이 월동에 성공하며 우리나라 전역으로 확산했고 2019년에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됐습니다.

등검은말벌 한 마리가 하루 동안 사냥하는 꿀벌은 10∼15마리로 파악됩니다.

꿀벌은 전 세계 과채 수분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인간에게 연간 50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벌이 채밀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생태계 자체가 흔들린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진=충남도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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