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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탑승권은 얼마?

[월드리포트]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탑승권은 얼마?
▲ 에어포스원

청와대 출입기자 시절, 대통령 순방을 따라 공군 1호기에 탔던 때 일입니다. 이륙 직후 여느 항공기처럼 기내 방송이 나왔습니다. 그런가 보다 하고 듣는데 '잠깐' 일반 여객기와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기내 방송의 대상이 평소 듣던 '승객 여러분'이 아니라 '대통령님, 여사님'이었습니다. 그만큼 공군 1호기는 철저하게 대통령을 중심으로 운용됩니다.

세계 지도자들의 전용기 가운데 으뜸은 역시 미국 대통령의 전용기 에어포스원(Air Force One)입니다. 보잉사의 747모델을 기본으로 한 대형 기체로 '날아다니는 백악관'으로 불립니다. 이 항공기는 영화로 제작될 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던 터라 웬만한 내용은 대부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나온 글 중에서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에어포스원에 대한 내용이 실려 있어 잠시 소개해볼까 합니다.
 

시간당 비행 비용 20만 달러 (2억 6천만 원)

에어포스원 탑승하는 바이든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미사일 회피 기능이나 핵 방호 기능, 대통령 전용 공간 같은 내용은 이미 잘 알고들 계실 테니 다른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비용입니다. 일반 여객기의 경우 1시간 비행에 통상 2만~2만 5천 달러, 우리 돈 2천6백만~3천2백만 원가량 든다고 합니다. 하지만 에어포스원의 경우 그 10배인 20만 달러, 그러니까 2억 6천만 원 넘게 들어갑니다.

워낙 특수 목적 기체이니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지만 세금으로 운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운용에 상당히 눈치가 보일 수도 있는 대목입니다. 이 값비싼 항공기를 대통령이 공무가 아닌 개인적 목적에 사용하는 걸 알면 국민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당연히 그런 일은 없으려니 싶지만 역대 미국 대통령들 가운데 구하기 어려운 맥주를 공수하기 위해 이 에어포스원을 이용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비행기를 탈 수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대통령과 백악관 직원, 정부 관료, 경호요원들을 빼면 언론인 정도라고 합니다. 탑승을 원하는 경우 1인당 항공권 가격은 약 8만 달러, 우리 돈 1억 원입니다. 좌석은 모두 지정석이며 탑승 인원은 통상 96명, 최대 100명 정도라고 합니다. 일단 탑승하면 가급적 돌아다니지 않아야 하는데 급하게 연락할 일이 있다면 기내 전화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화기가 있어봐야 몇 개나 있겠나 싶겠지만 무려 80개가 넘습니다.
 

에어포스원 제작비용은?

에어포스원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보잉 747을 기본으로 합니다. 하지만 제작 비용은 비행기 구조를 만드는 데만 747 제작 비용의 2배 비용인 6백만 달러가 들어갑니다. 다른 첨단 장비 비용까지 합하면 얼마나 될까요? 40억 달러, 5조 2천억 원이 넘습니다. 지난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 직후 이런 고가의 비용을 이유로 교체에 반대한 일화도 있습니다.

가격이 엄청난 만큼 성능도 놀라운데 재급유 없이 지구 반대편까지 날 수 있습니다. 물론 필요하다면 공중 급유도 가능합니다. 3층 구조로 된 에어포스원은 2층 객실, 1층 화물칸을 빼면 3층 전체가 통신 장비로 구성돼 있어 하늘 위에서도 백악관에서처럼 아무런 제약 없이 국정을 보고 받고 지시할 수 있는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에어포스원 탑승하는 바이든 대통령 (사진=AP, 연합뉴스)

기내 면적은 평균 미국 가정집의 약 2배인 4천 제곱피트, 1,219제곱미터입니다. 평으로 환산하면 368평이 넘습니다. 글 초반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 넓은 공간은 전적으로 대통령을 중심으로 운영되는데 기내에서 트는 음악과 영화, 음식 같은 것 하나까지 철저히 대통령의 취향에 맞춰 준비됩니다. 한마디로 이 비행기 안에서 대통령은 자신이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는데,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우, 공항 활주로에 에어포스원을 세워둔 채 이발을 해 원성을 사기도 했다고 합니다.

다른 나라 정상들의 전용기는 어떨까요? 멕시코의 경우 엔리케 페나 니에토 전 대통령이 6억 달러, 우리 돈 7천8백억 원이 넘는 보잉 787-8 드림라이너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유지비나 기타 관련 비용은 제외한 순수 비행기 비용입니다. 또 오일머니로 돈이라면 아쉽지 않은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압둘라 국왕 전용기에 5억 2천만 달러 이상 썼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짐바브웨 대통령은 4억 달러 규모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공군 1호기는 보잉 B747-8i로 임차 항공기입니다. 대한항공과 5년 단위 임차 계약을 맺어 사용 중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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