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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 절반도 못 준다…전신 화상 소방관에 '찔끔' 간병비

<앵커>

지난 9월 부산의 한 목욕탕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현장에 있던 경찰과 소방관들이 크게 다쳤습니다. 그 가운데 일부는 화상이 심각해서 간병이 필요한데 나라에서 지원해 주는 간병비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태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소방차 앞에 서 있던 사람들 위로 폭발과 함께 화염이 터져 나옵니다.

지난 9월 부산에서 발생한 목욕탕 화재 사고입니다.

2차 폭발까지 일어나면서 23명이 다쳤는데 소방관 10명과 경찰 3명이 포함됐습니다.

부상자 가운데 한 명인 강 모 소방관은 얼굴과 양팔, 다리 등에 2도 화상을 입어 두 달 넘게 입원 치료 중입니다.

[강 모 소방관 : 제가 그때 넘어지면서 물집이 잡혀 있었고 하니까 이게 그때 아 이거는 화상이구나. 폭발이 났구나.]

양손을 다친 탓에 혼자서 식사를 하거나 몸을 씻는 것이 어려워 간병이 필요하지만, 간병인 고용은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간병비 지원 제도가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공무원재해보상법에 따라 강 소방관이 지원받을 수 있는 간병비는 5만 5천950원입니다.

하지만 실제 간병인을 쓰려면 하루 15만 원은 줘야 해 차액은 오롯이 본인이 내야 합니다.

고3 자녀부터 초등학생까지 아이 넷을 키우는 강 소방관 가족에게는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강 모 소방관 : 집사람도 저한테 왔다 갔다 하면서 애들한테 케어도 못해주고 그게 가장 미안하죠.]

같은 사고로 입은 화상 때문에 양손이 붙어버린 김 모 여경도 상황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려운 사정에 경찰 동료들은 주위에 호소의 글을 올려가며 모금에 나섰습니다.

경찰청장까지 나서 치료와 간병비 등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나서야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공무원재해보상법의 간병비 지급 기준은 지난 2010년 개정 이후 지금까지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공무를 수행하며 심각한 부상을 당하는 일은 끊이지 않는 상황.

그때마다 임기응변식으로 동료들의 도움에 기댈 게 아니라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강 소방관 아내 : 간병인이든 누구든 이렇게 도와주는 사람이 한 명 더 있으면 (좋을 텐데)… 그러면 어느 소방관들이 과연 자기가 나서서 누가 그 일을 하려고 하고 (하겠어요.)]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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