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110년 만에 문 활짝 연 경복궁 계조당…조선 왕세자를 만나다

110년 만에 문 활짝 연 경복궁 계조당…조선 왕세자를 만나다
조선시대 왕세자의 집무 공간이자 왕실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장소인 경복궁 계조당이 문을 활짝 열고 관람객을 맞습니다.

왕세자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모습 그대로입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한국문화재재단은 이달 15일부터 12월 18일까지 계조당에서 '왕세자의 공간, 경복궁 계조당' 전시를 연다고 오늘(14일) 밝혔습니다.

계조당은 경복궁 동쪽에 자리 잡은 동궁(東宮) 권역의 중심 건물입니다.

조선의 제4대 임금인 세종(재위 1418∼1450)이 훗날 문종(재위 1450∼1452)이 되는 왕세자가 정무를 보거나 외국 사신을 접견하는 공간으로 쓰기 위해 1443년 건립했습니다.

이후 문종의 뜻에 따라 1452년 건물을 철거했으나 1860년대 후반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다시 지었고, 당시 왕세자였던 순종(재위 1907∼1910)이 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복궁 계조당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계조당은 1910년대에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조선 왕실의 권위를 지우고 식민 통치 정당성을 알리는 조선물산공진회 행사를 준비하면서 다시 헐리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지난 9월 복원을 마친 계조당은 조선 왕세자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새롭게 꾸며졌습니다.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의 본당 내부에는 왕세자 책봉 과정에서 임금이 왕세자에게 내리는 죽책, 교명, 도장을 복제한 유물 등 10여 점을 선보입니다.

1651년 효종(재위 1649∼1659)이 아들을 왕세자로 책봉하면서 내린 죽책에는 '좋은 성품을 갖추고 학문에 힘쓰라'는 당부가 담겨 있어 눈길을 끕니다.

계조당은 쓴 두 왕세자 즉, 문종과 순종 관련 유물도 볼 수 있습니다.

전시 공간에는 역대 국왕의 글과 글씨를 모아 놓은 '열성어필'(列聖御筆)에 실린 문종의 글씨, 세종 때 발명한 측우기 등이 함께 놓여 있어 문종의 업적을 살펴보게끔 하빈다.

순종이 왕세자로 책봉될 당시인 1875년 만든 옥도장은 네모난 몸체에 용 모양 손잡이가 붙여져 있는데, 복제된 유물로 직접 도장을 찍어볼 수 있습니다.

왕세자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장도 주요한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의장은 왕이나 왕실의 주요 인물이 행차할 때 깃발이나 부채 등 위엄을 나타내는 상징물을 갖춰 늘여 세우는 것으로 상상 속 동물인 기린이 그려진 깃발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전시를 기획한 손은미 학예연구사는 "복원한 계조당 내부를 공개하는 건 처음"이라며 "조선시대 왕세자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을 직접 만지며 체험해 보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계조당 내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둘러볼 수 있습니다.

전시가 열리는 동안 토·일요일에는 전문해설사와 함께 계조당과 자선당, 비현각 등 동궁의 주요 건물을 둘러볼 수 있는 특별 해설 프로그램도 열립니다.

해설 프로그램은 회차당 15명씩 사전 예약을 받아 진행합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