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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의 남다른 야구 사랑, 29년 만에 빛 봤다…롤렉스 시계 주인은

LG가의 남다른 야구 사랑, 29년 만에 빛 봤다…롤렉스 시계 주인은
LG 트윈스가 13일 29년 만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에서 우승하면서 LG가(家)의 남다른 야구 사랑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고(故)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산인 '롤렉스 시계'는 25년 만에 금고 밖으로 나와 주인을 찾게 됐습니다.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25년 만에 주인 찾은 롤렉스 시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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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안팎에서 LG가의 대 이은 야구 사랑은 유명합니다.

LG는 럭키금성 시절이던 1990년 프로야구 원년 팀인 MBC 청룡을 인수해 LG 트윈스를 창단했습니다.

앞서 럭키금성그룹은 1982년 프로야구 원년에 부산·경남 연고팀 창단을 제안받았으나 당시 회장이던 고 구자경 명예회장이 해외 출장 중인 탓에 경영진이 결정을 보류했다가 결국 원년 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 사실을 뒤늦게 보고받은 구 명예회장이 매우 서운해했다는 후문입니다.

고 구본무 LG 선대회장

구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본무 선대회장은 소문난 야구광입니다.

구 선대회장은 LG 트윈스의 초대 구단주를 맡아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자율경영을 구단 운영에 접목해 '깨끗한 야구, 이기는 야구'를 표방했습니다.

이에 힘입어 LG 트윈스는 창단 첫해인 1990년과 1994년 2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LG 트윈스 야구의 대명사가 된 '신바람 야구'로 야구판에 큰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구 선대회장은 2번째 우승 이듬해인 1995년에는 그룹명을 LG로 바꿨습니다.

매년 수차례 직접 경기장을 찾아 야구단을 응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한 LG 스프링캠프를 방문해 선수단을 격려하고 경남 진주 단목리에 있는 외가로 LG 선수단을 초청하는 '단목 행사'를 열어 우승 기원 고사를 지냈습니다.

2군 선수들의 이름과 출신 학교도 전부 외울 정도였습니다.

2007년에는 당시 김재박 감독과 1·2군 코칭스태프 전원을 서울 한남동 자택으로 초청해 바비큐 파티를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LG 트윈스가 1994년 우승 이후 가을야구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자 구 선대회장은 1998년 해외 출장 중 당시 8천만 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구입해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지급하라"고 했습니다.

롤렉스 시계는 이후로 25년간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줄곧 구단 금고에 보관돼 있다가 이제서야 금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야구에 진심인 구 선대회장의 우승 염원을 보여주는 또 다른 것은 오키나와산 아와모리 소주입니다.

1994년 오키나와 캠프가 끝난 뒤 아와모리 소주로 건배하고 우승을 맛봤던 구 전 회장은 1995년 시즌을 앞두고 "또 우승하면 이 소주로 축배를 들자"며 같은 소주를 사뒀으나, 이 역시 롤렉스 시계와 함께 장기 보관되고 있었습니다.

구 선대회장의 동생이자 구광모 회장의 친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경남중 재학 시절에 야구선수로도 뛰었습니다.

2011년부터 6년 4개월간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를 맡아 외연 확대 등에도 힘썼습니다.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LG 트윈스와 맞붙은 제10구단인 kt wiz도 구본능 회장의 KBO 총재 재임 기간 탄생했습니다.

구본준 LX그룹 회장도 계열 분리 전 구 선대회장의 뒤를 이어 LG 트위스 2대 구단주를 맡아 각별한 야구 사랑을 뽐냈습니다.

경남중·고 기수별 야구팀에서 선수로 활약해 온 구본준 회장은 LG 트윈스 구단주 시절 "주말에 틈이 나면 친구들과 야구 연습을 하는데, 공을 70∼80개씩 던진다"며 "매년 LG 트윈스 전지훈련을 지켜보기 위해 오키나와에도 간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구본준 회장이 이끄는 LX그룹은 LG전자가 2012년 출범시킨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의 명맥을 이어 작년부터 'LX배 한국여자야구대회'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후원하는 국내 유일의 여자 야구 전국대회입니다.

LG 트윈스의 3대 구단주인 구광모 회장은 이날도 유광 점퍼를 입고 잠실구장을 찾아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이뤄내는 순간을 함께 했습니다.

구 회장은 앞서 지난 7일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개막전을 직관한 데 이어 11일에는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4차전을 관람하며 LG를 응원했습니다.

팬들과 함께 파도타기 응원을 하고, 심판의 판정에 세이프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구 회장도 야구를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2018년 회장 취임 이후 야구장을 찾은 모습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회장 취임 전에는 동료들과 종종 야구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LG 트윈스의 우승으로 LG 계열사의 우승 축하 이벤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LG전자와 LG생활건강 등 주요 계열사는 다양한 우승 기념 프로모션 행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LG전자는 LG전자 온라인몰에서 추천 제품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LG 트윈스 우승 시 멤버십 포인트를 주는 이벤트를 하기도 했습니다.

(사진=LG그룹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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