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서 이-팔 지지자들 충돌…경찰 물대포 해산

아프리카 최남단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친이스라엘 시위대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가 충돌했다고 현지 일간지 더스타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케이프타운의 부촌 시포인트 지역에서 친이스라엘 주민들이 하마스에 억류 중인 인질들의 석방을 기원하는 기도회를 열었습니다.

기도회 도중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위대 수천 명이 행사장에 난입해 참석자들을 쫓아냈습니다.

이에 경찰이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 차단막을 설치하고 물대포를 발사해 시위대를 해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7명이 체포되고 총기 2정이 압수됐으며, 친이스라엘 기도회는 장소를 옮겨 진행됐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남아공의 주요 도시에서는 지난 수 주 동안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양측을 지지하는 수많은 시위가 열렸으나 시위대가 물리적으로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남아공은 집권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정부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지지하고 민간인 피해를 초래하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 유대인 공동체 규모가 가장 큰 나라이기도 합니다.

이들 중 일부가 이스라엘 지지 시위와 기도회를 열고 있지만,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 차별 정책) 반대 투쟁에 적극적인 역할을 했던 유대인 좌파 구성원들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기도 합니다.

(사진=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