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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 피해 지원 예산 삭감…"지원 공백" 현장 우려

<앵커>

최근 여성가족부가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지원 예산 삭감을 밝히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가정폭력은 꾸준한데 예산이 줄면 각종 지원 사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보도에 모재성 기자입니다.

<기자>

어린 시절부터 A 씨에게 계속됐던 아버지의 가정폭력.

지난해 아버지의 사업 실패 이후, 폭력은 더 심해졌습니다.

지속적인 학대에 A 씨는 하루하루 고통스러운 시간에서 살았습니다.

[가정폭력 피해자 A 씨 : 주방에 흉기가 있는데 그 흉기로 이제 아무래도 안 되겠다면서 너도 죽고 나도 죽자는 식으로 그렇게 저에게….]

어머니까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희망이 없다고 생각할 때 도움을 준 건 지역의 한 상담센터였습니다.

[피해자 A 씨 : 어느 순간 전화가 한 통 왔어요. 저에게 이런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고. 언제든 힘들면 그런 상담이나 이런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상담을 통해 보호시설로 들어간 A 씨는 몸과 마음을 회복하며 새로운 인생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가정폭력 피해자 A 씨 : 지지를 받고 있다는 그런 거에 대해서 용기를 받으면서 다시 세상을 내가 살 수 있겠구나. 이런 것들을 많이 느끼고 있고요.]

도내 가정폭력 신고는 매년 6천 건 이상 꾸준히 발생하고, 연간 수백 명이 상담시설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가족부가 내년 가정폭력 상담소 운영 사업 예산을 올해보다 27.5% 삭감하면서, 인원 감축과 사업 축소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안경옥/원주가정폭력성폭력통합상담소장 : 기존 종사자들이 피해자를 지원했었는데 그 인원이 줄어들면 당연히 피해자 지원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이기도 하고….]

특히 가정폭력은 장기적이고 피해 대상이 가족 전체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꾸준한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신경아/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 재범률이 매우 높고요. 피해자 지원체계를 약화시키는 그런 예산 삭감은 국가가 해서는 안 되는 행위라는 생각이 들고요.]

정부의 재정 감축 기조 탓에 꼭 지원이 필요한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외면받는 건 아닌지 검토가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하정우 G1방송)

G1 모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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