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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이건 스캔들"…외국은 '슈링크플레이션' 법적 금지 움직임

<앵커>

친절한 경제 이번 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합니다. 권 기자, 여기는 우리나라는 아닌 것 같고 외국 대형마트 같네요.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 문제가 불거진 몰래 제품 가격 올리기, 이거 마트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고요.

<기자>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마시는 립톤티 대용량 페트병 앞에 프랑스의 대형마트 까르푸가 써 붙였던 안내문입니다.

슈링크플레이션이라고 보시는 것처럼 해시태그를 달았고요.

'이 제품은 제조업체가 용량은 줄여놓고 제공 가격은 올렸다, 가격을 다시 산정할 수 있도록 마트가 협상에 나서보겠다'고 써놨습니다.

가격을 인상한다고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것도 아니고 말없이 용량을 줄임으로써 사실상 가격을 올리는 행위,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 제품에 대해서 이 제품을 팔고 있는 유통업체가 나서서 제조업체를 소비자들에게, 말하자면 고자질한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 슈링크플레이션이 화제가 되고 있죠.

이마트에서 팔리는 핫도그 제품, 지난해까지만 해도 소시지가 5개가 들어 있었던 제품인데 올봄부터 4개로 줄어든 게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가격이 그대로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들어 있는 소시지 한 개당 450원 가까이씩 오른 셈이었습니다.

이 제품뿐만 아니라 이런 식으로 남몰래 실질 가격을 올리는 경우 업계의 고질적인 관행처럼 되풀이되어 왔습니다.

당장 올해만 해도 만두, 김, 맥주, 과자, 이런 식으로 말없이 용량을 줄여서 가격을 인상했다가 뒤늦게 알려진 제품들이 여럿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라리 가격을 올린다고 공지를 하는 회사들이 양반이다라는 얘기가 나올 만합니다.

<앵커>

용량을 이렇게 슬쩍 줄여서 가격을 사실상 올리는 행위를 외국에서는 법적으로 아예 못 하게 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금 보시는 과자는 브라질에서 팔리고 있는 네슬레 초콜릿 제품입니다.

같은 제품인데 오른쪽 포장이 딱 봐도 더 작죠.

용량을 20ml어치, 10% 줄였는데요.

브라질에서는 이렇게 하려면 여기 오른쪽에 있는 포장에서 저 아래 조그마하게 네모에 있는 것, 노보 페소, 새 용량이라는 뜻인데요.

이렇게 용량을 낮췄다고 6개월간 포장에 고지를 해야 합니다.

항상 이랬던 게 아닙니다, 지난해부터 의무화된 겁니다.

방금 네슬레 제품 보셨는데요.

사실 네슬레는 아까 보셨던 프랑스에서는 정부가 대놓고 너무한다고 지목한 업체이기도 합니다.

프랑스 까르푸가 자기들이 파는 물건에 꼼수 가격 인상을 나서서 소비자들에게 알린 거는 자체적으로만 결정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프랑스 정부가 그 뒤에 있습니다.

프랑스 재정경제부는 아예 지난 6월에 75개 업체 관계자들을 불러서 물가가 너무 오르지 않게 도와달라고 부탁한 다음에요.

3달 뒤인 지난 9월에 그중에 3개의 식품 업체를 따로 지목했습니다.

방금 보신 네슬레와 아까 보셨던 슈링크플레이션 제품인 립톤티를 만드는 유니레버 그리고 펩시 코카 제품 가격을 낮추려는 노력을 별로 안 하는 회사들이라고 따로 지목까지 한 겁니다.

그리고 장관이 이렇게 용량을 낮추면서 가격은 그대로 두는 경우는 스캔들 수준의 일이다, 가격은 그대로인데 용량을 줄이면 고지가 의무가 되도록 법제화를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년 동안 그야말로 급격한 물가 급등세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를 강타한 만큼 최근 들어서 정부가 이렇게 물가 관리에 바짝 나서고 있고 사실 오래된 꼼수인 슈링크플레이션 행위를 법적으로 금지하려는 움직임을 잇따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유덕기 기자가 보도해 드렸죠. 우리나라도 앞으로 몇몇 식품 가격을 정부가 직중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업체들의 이런 꼼수가 계속되면 물가 잡으려는 노력에도 좋지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죠.

정부가 기존에도 14개의 농축산물 가격을 매일 점검하고 있었는데 앞으로 14개 가공식품과 외식 메뉴 가격을 추가로 수시 점검하기로 했죠.

그런데 써 붙이는 가격, 표시 가격도 가격이지만 이렇게 정부가 공개적으로 물가 관리에 나설 때 오히려 용량을 줄여서 사실상 가격을 올리는 슈링크플레이션 꼼수는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기도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지금까지 보신 것처럼 최근에 각국이 물가 관리에 강하게 나서면서 오히려 몰래 일어난 슈링크플레이션이 더 잇따라 드러난 것이기도 했습니다.

상황상 가격을 올려야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에게는 그걸 알 권리가 있죠.

우리도 정말 물가 관리가 제대로 되려면 슈링크플레이션 대응 방안까지 논의가 돼야 할 겁니다.

<앵커>

업체들도 이제 꼼수는 좀 그만두고 솔직해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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