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들 우크라전 용병으로 동원한 러시아 "피로 죗값 치르는 것"

러시아가 죄수들을 우크라이나전에 용병으로 동원한 데 대해 비판받자 "피로 죗값을 치르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현지시간 10일 AFP·dpa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전 여자친구를 살인한 범죄자 용병을 우크라이나전에 투입한 뒤 사면한 것과 관련해 "중범죄자를 포함한 죄수들은 전장에서 피로 범죄에 대해 속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 여자친구를 잔인하게 살해해 지난 2021년 17년 형을 받은 블라디슬라프 카뉴스는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됐다가 이후 사면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날 페스코프 대변인은 카뉴스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죄수들이 "총알과 포탄 아래에서 피로 속죄하고 있다"고 옹호한 것입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이후 병력 부족에 시달리자 자국 죄수들을 용병으로 뽑아 최전선에 투입해왔습니다.

특히 사망한 용병그룹 바그너그룹의 대표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해 여름 우크라이나에서 6개월간 복무하면 사면하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각지 교정시설에서 흉악범들을 모집했습니다.

러시아의 재소자 인권 단체 '철창 뒤의 러시아'의 올가 로마노바 대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 투입하기 위해 죄수 10만 명을 모집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이른바 '형벌부대'에 몸을 담는 대가로 자유를 약속받은 러시아 죄수 중 일부는 심각한 성범죄나 연쇄 살인 등을 저지른 중범죄자들이었습니다.

복무 후 사면된 죄수들이 사회에 복귀한 후 다시 심각한 살인을 저지른 사례도 여러 차례 보도됐다고 AFP는 전했습니다.

한 러시아 남성은 살인 혐의로 복역하다 바그너 그룹에 합류, 우크라이나에서 전투를 치르다가 고향으로 잠시 돌아와 또 살인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전장에 투입된 죄수들은 며칠 혹은 몇 시간 만에 목숨을 잃는 사례가 빈번하고, 주로 소모전에 투입되기 때문에 살아남는다 해도 사회에 복귀해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