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아홉산 일대입니다.
소나무 군락 군데군데가 누렇게 변하거나 붉은빛을 띱니다.
소나무 재선충이 번지기 시작한 겁니다.
그런데 곳곳에 재선충 방제의 흔적이 보입니다.
지난해 이렇게 방제 작업을 한 곳인데도 주변으로 잎들이 다 떨어지면서 재선충이 번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장 작업자들은 보여주기식 방제에 불과하다 설명합니다.
[아홉산 방제작업 관계자 : 100헥타르에 걸쳐 방제했지만 다시 퍼지는 겁니다. 효과가…나무가 다 죽어야 끝이 안 나겠습니까. 벌레가 번지니깐 사람으로는 그것을 못 막죠.]
현장 작업자들부터 방제 무용론을 제기합니다.
재선충 방제작업자 5백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86%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고 이 가운데 47%는 재선충이 되레 는다고 토로했습니다.
[윤미향 / 국회의원(무소속) :소나무 재선충 방제가 감염을 막기는커녕 오히 려 확산하고 있다 그런 결과가 드러났고요. 또 기존 방제작업이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근본적으로 산림청은 소나무 재선충 방제 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해야 된다.]
재선충 방제 사업 35년 동안 산림청과 지자체 예산 1조 5천억 원을 들였지만 피해 나무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윤상갑 / 산림 기술사 : 실질적으로 재선충을 잡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조금의 시간을 벌어서 늦출 수 있는, 사람으로 치면 진통제 맞고 얼마 동안 안 아프게 하는 그 정도라는 거죠.]
나무 속에 숨어 있는 재선충을 근원적으로 잡을 수 있는 약이 없다는 말인데, 산림청도 한계를 인정합니다.
[산림청 관계자 : 사실 전 세계적으로 어딜 가더라도 그런 방법 이외에 방제 방법은 없어요. 기본에 충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소나무가 다 죽어야 방제도 끝나는 상황, 재선충 고사목을 그대로 두기로 한 일본의 산림 환경은 우리보다 더 건강해 헛돈만 썼다는 지적입니다.
(취재 : KNN 최한솔 / 영상취재 : KNN 전재현 / 영상편집 : 전민규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