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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AI로 만든 커버곡, 문제없을까?

[마부뉴스] 데이터로 보는 생성형 AI

 ✏️ 마부뉴스 네 줄 요약

· 생성형 AI는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결과를 능동적으로 생성해 낼 수 있습니다. ChatGPT처럼 대규모 언어 데이터를 학습해 결과물을 만드는 LLM이 생성형 AI의 대표 주자입니다.

· 음악 생성, 그림 생성 AI의 화두는 저작권 보호입니다. AI 커버곡 같이 음원 원작자의 허락 없이 생성된 콘텐츠는 저작권법 위반 문제가 있습니다.

· 생성형 AI 관련 제도와 대책이 없는 사이 범죄나 가짜 뉴스에 악용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등 주요 국가에선 관련 규제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 AI 기술을 다루는 기업과 학계에서는 기술 발전으로 인해 놓칠 수 있는 영역들을 스스로 점검해 보고 관리하는 ‘책임 있는 AI(Responsible AI)’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스프 마부뉴스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주 마부뉴스 뉴스레터 낙서장에서는 독자 여러분에게 “가을 하면 생각나는 노래”를 질문했습니다. 낙서장을 보니 정말 좋은 노래들이 적혀 있더라고요. 마부뉴스 제작진들의 가을철 노동요는 한동안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최근 날씨가 가을이라고 말하긴 힘들 정도로 갑자기 추워지긴 했지만요��

낙서장엔 적지 않았지만 마부뉴스 제작진들이 숨어서 듣는 노래가 있습니다. 바로 디오와 수현이 부른 <Rewrite the Stars>, 그리고 박효신이 부른 <헤어지자 말해요>죠. "이 가수들이 언제 이런 곡을 불렀지?" 싶겠지만, 두 곡 모두 AI가 만든 노래입니다. 디오와 수현은 '더 시즌즈'에서 <Rewrite the Stars>의 일부만 불렀지만 AI 기술을 통해 완곡으로 재탄생되었고, 박효신의 곡 역시 박재정의 발라드 곡에 2003년도 박효신 목소리를 학습시켜 새로운 노래가 나온 겁니다. AI 커버곡의 조회수가 몇 백만을 기록하는 오늘날, 마부뉴스가 독자 여러분에게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겁니다.

AI로 만든 커버곡, 문제없을까?

 

생성형 AI, 어디까지 왔을까?

우선 생성형 AI가 무엇인지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생성형 AI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AI 인공지능을 의미합니다. 기존의 AI와는 다르게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결과를 능동적으로 생성해 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죠. 예전 AI 기술은 기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하고 분류하는 정도였다면, 생성형 AI는 이용자가 제시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데이터를 찾아 학습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생성형 AI는 ChatGPT로 대표되는 LLM(Large Language Model) 일 겁니다. LLM은 대규모의 언어 데이터를 학습해 결과물을 만드는 모델이죠. 오픈AI의 ChatGPT가 세상에 등장하면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뒤이어 수많은 LLM 모델들이 등장했어요. 메타에선 LLaMa라는 모델을, 구글에선 Bard를 선보였죠. 이에 뒤질세라 오픈 AI도 새로운 버전들을 공개했는데요. 현지시각으로 11월 6일, 오픈 AI는 책 300쪽 분량의 질문도 거뜬히 해결해 내는 가장 최신 모델인 GPT-4 터보를 공개했습니다.

언어 모델뿐 아니라 이미지와 음성, 그리고 영상을 생성하는 모델도 있습니다. 예전  <AI가 내 사진을 마음대로 가져간다면?> 레터에서도 소개했지만 텍스트를 이미지로 바꿔주는 미드저니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도 있고,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Eleven Labs 같은 서비스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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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모델들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가져와봤습니다. 위 그래프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인 David Foster의 자료를 바탕으로 그려본 생성형 AI 모델들의 연대기입니다. 그래프에는 생성형 AI 모델 별로 타입을 나누어서 밀도 그림을 그려봤는데, 2021년 이후 특히 더 많이 붐업되고 있는 영역 두 군데가 보일 거예요. 하나는 ChatGPT 같은 LLM에 큰 영향을 준 트랜스포머(Transformer) 모델이고, 또 하나는 멀티모달입니다.

멀티모달은 멀티(Multi)와 모달리티(Modaltiy)를 합쳐서 만든 용어입니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모달리티는 양식, 양상을 의미하죠. 멀티모달은 시각 정보, 청각 정보 등을 비롯해 다양한 양식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모델을 뜻합니다. 독자 여러분 중에 ChatGPT를 써 본 분이 있다면 아마 이해가 한 번에 될 겁니다. GPT-3 버전의 ChatGPT에선 텍스트로만 의사소통이 가능했지만, GPT-4부터는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로도 대화가 가능하거든요. 그러니까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를 보고 스스로 이해하고 처리할 수 있는 GPT-4 모델은 멀티모달 모델이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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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에 대해 늘어난 관심은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발표 행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IoT 시장 동향을 발표하는 IoT Analytics에서는 분기마다 <What CEOs talked about>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어요. 글로벌 상장 기업들은 분기별로 실적을 발표하고, 다음 분기 땐 어떻게 기업을 운영하겠다는 전망을 발표하는 '어닝콜' 행사를 진행하는데, <What CEOs talked about> 보고서에는 여기서 나온 주제와 키워드를 분석한 자료가 담겨 있죠. 2023년 3분기까지 핵심 키워드는 역시 AI와 생성형 AI였습니다. 3분기에 진행한 어닝콜 중 29%에서 AI 키워드가 등장했고, 생성형 AI도 지난 2분기 대비 언급량이 56%나 상승했습니다.

CEO들의 관심과 전망이 AI를 향한 만큼 자본도 모이겠죠?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프레지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서 파악한 2022년 전 세계 AI 시장 규모는 4,541억 2,000만 달러입니다. 그런데 10년 뒤인 2032년에는 그 규모가 2조 5,751억 6,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요. 엄청난 규모입니다.

 

저작권 보호와 기술 발전 사이

투자도 늘어나고, AI 기술도 속속 등장하는 덕에 우리는 과거엔 경험하지 못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우선 존 레논과 조지 해리슨이 하늘의 별이 되었지만 우리는 비틀즈의 신보를 들을 수 있게 됐죠. 독자 여러분도 아마 소식 들었을 겁니다. 11월 2일, 비틀즈의 마지막 노래 <Now and Then>이 담긴 싱글 앨범이 발매됐습니다. 1970년대 데모로 녹음한 30대의 존 레논의 목소리에다 1995년 조지 해리슨의 기타 연주, 그리고 현재의 폴 매카트니의 목소리와 링고 스타의 드럼 연주가 만나서 탄생한 곡이죠. 비틀즈의 마지막 신곡은 미국 아이튠즈 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비틀즈뿐 아니라 고인이 된 뮤지선들을 AI로 되살린 사례는 많습니다. 거북이의 리더이자,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터틀맨 음성을 AI로 복원하기도 했고요. 김현식, 신해철 등의 뮤지션을 되살려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건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게 되었죠. 물론 일각에서는 고인을 돈벌이에 이용한다는 비판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그만큼 뮤지션을 추억하고 싶어 하는 팬들을 위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고요.


스프 마부뉴스하지만 문제는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나온 AI 콘텐츠들입니다. 위에서 얘기한 것들은 유족들과 합의를 거쳐서 나온 것이니 만큼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AI 커버곡들은 상황이 다르니까요.

일단 우리나라의 저작권법에서 규정하는 저작물에 목소리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의 목소리 자체를 활용해서 무언가를 만드는 건 저작권 침해라고 할 순 없죠. 그렇다면 괜찮은 걸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목소리에는 없는 저작권이 음원에는 있거든요. 즉 음원을 활용해 만들어진 AI 커버곡은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지 않았다면 저작권법 위반입니다. 게다가 목소리가 저작권은 없지만 헌법상의 기본권을 가진다는 취지로 '음성권'이 인정된 바 있기 때문에 헌법 위반 여지가 있기도 하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커버곡은 많은 사람들에게 선택받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수요가 몰리는 상품을 두고 가만히 있지는 않겠죠. 구글과 유니버설 뮤직은 이런 딥페이크 음악을 합법화하는 방안을 발 빠르게 추진 중입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합법적으로 음반을 제작할 수 있는 허가증을 부여하는 식으로 말이죠. 물론 저작권 소유자가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장치도 마련될 예정입니다.

음악계는 신중한 입장을 갖고 있어요. 정당한 대가를 보장받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가짜 음악' 때문에 '진짜 음악'의 가치가 훼손될 가능성은 없는지 걱정하고 있는 거죠. 우리나라도 지난 10월 26일에 생성형 AI와 저작권을 주제로 포럼이 열리면서 관련 논의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저작권 보호와 기술 발전,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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