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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권장 빈대 살충제, 10년 전부터 "원액에 담가도 효과 없음"

<앵커>

최근 전국 곳곳에 빈대가 잇따라 나타나면서 정부가 빈대 합동대책본부를 꾸렸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권장한 빈대 살충제가 효과가 없다는 논문 내용이 이미 10년 전에 공개된 걸로 저희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질병관리청이 배포한 빈대 정보집입니다.

연막이나 훈증은 살충 효과가 작다며 환경부가 허가한 피레스로이드계열 살충제 사용을 권장합니다.

그런데 서울대 연구팀은 이 살충제 성분은 "원액에 빈대를 담가도 죽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누구 말이 맞는지 따져봤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3년, 미국 연구팀은 빈대가 피레스로이드에 내성이 생겼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여러 나라 연구팀에서도 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는데, 빈대 유전자 두 곳이 이 약에 견딜 수 있도록 변했다는 겁니다.

서울대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9년까지 의정부, 대구, 서울, 목포 등 국내에서 채집된 빈대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모든 빈대에 피레스로이드에 안 듣는 변이가 존재했고, 가장 최근에 채집한 2019년 목포 빈대들은 두 개 변이가 있었습니다.

더 우려스러운 정황도 나타났습니다.

서울대가 올해 공개한 빈대 사진입니다.

위에건 기존 국내 빈대입니다.

아래건 1934년 이후 80년 만에 국내에서 발견된 열대 빈대입니다.

딱 한 마리만 발견됐지만 국내에 새로운 외래종이 상륙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시혁/서울대 응용생물화학부 교수 : 우리나라에도 이제 두 종류의 빈대가 활발하게 확산이 되겠다, 이렇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반날개빈대'(새로운 열대 빈대)는 조금 다른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어요.]

새롭게 출현한 이 외래종 빈대도 피레스로이드에는 잘 죽지 않는 종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오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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