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에서는 사라진 줄 알았던 빈대가 서울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입국한 사람 몸에 같이 붙어 들어온 걸로 보이는데, 정부는 합동대책본부까지 꾸려졌습니다.
배성재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포천의 한 고시원에서 방역전문업체 직원들이 침대를 들추고 구석구석을 살핍니다.
장판 아래, 창문에도 약을 뿌립니다.
해외를 자주 오가던 투숙객이 묵은 뒤로 빈대가 급속도로 늘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것입니다.
[○○ 고시원장 : 갑자기 방 열몇 곳에서 막 물리고 난리가 난 거죠. 처음에 살짝 가렵다가 그다음에 엄청 가려워져요. 미쳐요, 사람.]
경기도 안양의 한 아파트에서 방역을 마치고 나온 직원.
모집 통을 열어보니 갈색 빈대들이 나옵니다.
[정의석/방역업체 대표 : 지금 여기 고객도 얼마 전에 여행을 갔다 오셨습니다. 여행을 갔다 오셔가지고 갑자기 물리기 시작을 했다고….]
빈대는 감염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가려움증을 유발하고 피부 감염까지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1970년대 DDT 살충제 도입 등으로 박멸된 것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인천 사우나에서 빈대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이후 대구의 대학교와 부천 고시원 등 빈대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빈대가 극성인 프랑스와 영국 등에서 입국한 사람들을 통해 유입이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시혁/서울대 응용생물화학부 교수 : 코로나 이후에 여행객 수도 급증을 했고 또 외국에서의 (빈대) 밀도가 많이 높아졌잖아요. 그 상태에서 딸려 들어오는 거죠.]
빈대 발생 지역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비상이 걸렸습니다.
서울시는 빈대 발생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인천시는 목욕탕과 숙박업소 등에 대한 긴급 위생 점검에 나섰습니다.
행정안전부는 빈대 방제와 확산 방지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환경부 등 10개 부처가 참여한 빈대 합동대책본부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 VJ : 노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