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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생명줄' 소아외과 의사들…"이대로면 멸종 위기"

<앵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의료 분야를 필수 의료라고 부르는데, 소아외과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하지만 열악한 의료 환경에 소아외과 의사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김승필 기자입니다.

<기자>

전남대학교병원 소아외과 외래진료실.

진료 중인 의사는 광주 전남 지역에서 단 한 명밖에 없는 소아외과 전문의입니다.

[보호자 : (여수에서) 광주까지 오려니까 힘들어요. 월차휴가 내야하고.]

소아외과 의사가 생명의 은인이라고 말하는 아기 부모도 있습니다.

[보호자 : 진짜 생명의 은인이세요. 저희한테는]

갓 태어난 아기가 일주일간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계속 토하기만 했지만, 목포의 여러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 없다는 말만 했다고 합니다.

[보호자 : 아니다 이상하다 다시 가자 해서 토요일 날 또 갔어요. 병원을. 아내가 울면서 막 절규한 거예요. 초음파든 뭐든 다 괜찮을 수 있어도 얼굴은 못 속이지 않느냐. (의사가) 얼굴 보더니 갑자기 위독하다는 거예요. 전남대 응급실로 가야 한다는 거예요.]

목포에서 이 병원까지 급히 달려왔는데, 아기의 병은 '십이지장 폐쇄증'이었습니다.

[이주연 교수/전남대병원 소아외과 전문의 : 장 안에 막이 이렇게 있었어요. 이것 때문에 안 내려갔던 거거든요. 배를 이만큼 열고 수술을 한 건데 그 막 같은 걸 제가 이렇게 잘라가지고 그 막을 없애버린 거죠.]

아기는 수술을 잘 받았고 이제는 건강한 상태입니다.

광주 전남에서 유일한 소아외과이다 보니 이 교수는 외래진료, 회진, 수술 등 24시간 대기해야 합니다.

고군분투하며 어린 생명을 살리고 있지만 뒤를 잇겠다는 후배는 찾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주연 교수/전남대병원 소아외과 전문의 : 저한테 소아외과를 하겠다고 했던 전공의들이 있는데 지금은 사실 다른 전공을 하고 있거든요. 보상은 없고 힘들기만 하니까 그걸 사명감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사실 없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의대 정원을 확대해 필수 의료와 지방 의료 분야를 살리겠다는 정부,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 현장의 이야기입니다.

[정형준/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 : 의대 정원을 늘리면 이게 낙수 효과로 필수 진료과로 간다. 이거 거꾸로 돼야 하는 거예요. 필수 진료과를 다 채우고 그걸 못하는 사람들이 수익성이 있는 영리적인 과로 가야 하는 거잖아요.]

현재 필수 의료 분야를 지키는 의사들 대부분은 50, 60대입니다.

젊은 의사들이 이들의 의술을 이어받을 수 있는 토양이 형성되지 않으면 한국의 필수 의료는 붕괴할 것이라고 진단합니다.

(VJ : 안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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