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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뒤늦은 백지신탁 김소영, 배당액 공개 거부

[취재파일] 뒤늦은 백지신탁 김소영, 배당액 공개 거부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배당액 제공 요청 거부

'백지신탁 거부'에 이어 '이해충돌 논란'까지 빚었던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자신이 소유한 비상장 주식을 통해 거둔 배당액 공개도 거부했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국정감사 기간 국회 정무위원회로부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취임 이후 비상장 회사 '중앙상선' 주식을 보유하면서 벌어 들인 배당액을 공개해달라"는 요청을 받고도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부위원장 측은 "공직자윤리법상 배당 수익은 공개 정보에 해당되지 않으며, 개인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자료 제출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45억여 원 가치 비상장 주식 보유…임명 1년 만에 백지신탁

지난해 5월 임명된 김 부위원장은 비상장 회사 중앙상선의 지분 29.26%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평가액만 245억 310만 원에 달합니다. 중앙상선은 김 부위원장의 형과 아버지가 각각 지분 59.05%와 7.85%를 들고 있는 가족회사입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 9월,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로부터 '직무 연관성'이 있다는 판단을 받았습니다. 중앙상선 비상장 주식을 팔거나 백지신탁하라는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은 심사 결정 처분 취소 소송을 준비하며 불복했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임명 1년이 흐른 지난 6월에서야 뒤늦게 해당 주식을 백지신탁했습니다.
 

금융위 결정으로 중앙상선 혜택…이해충돌 논란 후 백지신탁

김 부위원장이 뒤늦게 백지신탁으로 백기를 든 건 이해충돌 논란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백지신탁하기 두 달 전, 금융위원회는 상장 회사와 비슷한 강도의 회계 규제를 받는 대형 비상장사 자산 기준을 기존 1천억 원 이상에서 5천억 원 이상으로 완화했습니다. 다수의 비상장 회사들이 회계 부담을 덜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 부위원장을 비롯한 가족이 소유한 중앙상선도 이 금융위 결정의 직접적인 수혜자가 됐습니다. 중앙상선의 지난해 말 자산 총액이 1천717억 원이었기 때문입니다. '이해충돌' '셀프 규제 해제'란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지난 6월 백지신탁
▲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6월 자신 소유 비상장 주식을 백지신탁했다.
 

작년 배당금 10억여 원 추정

김 부위원장이 소송 등을 이유로 백지신탁하지 않고 시간을 끈 건 수억 원에 달하는 배당금을 수령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중앙상선은 2022년에 연차배당(정기배당)만 실시했지만, 2021년에는 중간배당으로만 5억 400만 원을 책정했습니다. 중앙상선이 공개한 2022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지난해에는 전체 주식 72만 주에 대해 36억 원을 배당했습니다. 21만여 주를 보유한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 배당금 약 10억 5천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 부위원장의 자료 제출 거부로 올해 배당금 수령 액수는 올해 감사 자료가 공개되는 내년 4월이 되어야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배당금 받았냐는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

김 부위원장은 SBS와 통화에서 "(공직자) 재산 신고를 하는 상황에서 (배당금 내역은) 제출해야 하는 사안인지 명확하지 않아서" 국회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배당금을 받은 적 있냐는 질문엔 "잘 기억 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백지신탁 이후에는 배당금을 받을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해충돌 논란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대형 비상장 회사 기준 완화와 관련해선 금융위의 회의에 단 한 번도 들어간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법에 따라 이해충돌을 막기 위해 백지신탁을 했는데, 그걸 (이해충돌로) 문제 삼으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박홍배 위원장은 "김 부위원장은 본인의 지위·직무와 개인의 이해가 상충할 우려가 매우 높은 자리를 맡고 있기 때문에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에 비상장 주식에 대한 자료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으면 그만이지 왜 고양이를 자꾸 나무라나'라는 말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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