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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쇼] 하정훈 "아이 키우기 어렵다? 그게 집단 가스라이팅"

[정치쇼 아젠다 - 소멸한국①] 하정훈 소아과 전문의
- '아이 키우기 어렵다'? 그게 집단 가스라이팅
- TV 육아솔루션 프로그램이 아이 낳는 것 무섭게 해
- 1~2% 힘든 아이들 이야기보다 즐거운 모습을 봐야
- 쉬는 게 기본인 산후조리, 산모-아이 리듬 안 맞게 해
- 맘카페에서 육아정보 얻는다? 소프트웨어 무너진 것
- 외국은 소아과 상담으로 육아정보 얻어…개선 필요
- 출산율 0.7%, 전쟁 같은 숫자인데 대처 느긋해
- 저출산 지원 대책? "안 받고 안 낳고 말지"
- 가족·이웃 복원하고 재밌게 키우는 것 알게 해야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7:00 ~ 9:00)
■ 일자 : 2023년 11월 3일 (금)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출연 : 하정훈 소아과 전문의


▷김태현 : 정치쇼 어젠다 시간입니다. 저희가 이번에는 저출산 문제, 아이를 낳기 싫어하는 사회 이게 도대체 왜 이러는가. 그리고 이것을 개선하려면 어떡해야 되는가 이 문제를 짚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 첫 번째 시간으로 이분을 초대했습니다. 현직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원장님이시기도 하지만 베스트셀러 책의 저자이십니다. '삐뽀삐뽀119'의 저자 하정훈 소아청소년과 의원 원장님입니다. 안녕하세요.

▶하정훈 : 안녕하십니까.

▷김태현 : 저도 한때 독자였습니다. 아마 대한민국에서, 아직 우리 밖에 있는 아이들 안 키우신 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는데요.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한번 키워봤던 분이라면 이 '삐뽀삐뽀119'라는 책을 누구나 한 권씩은 아마 구입을 하셨을 거예요. 육아의 바이블 같은 책이어서요. 요새는 인터넷에서 많이 찾으실 수도 있지만 인터넷이 아주 활성화되지 않던 시절에는 삐뽀삐뽀119가 바이블이었습니다. 아직도 많이들 보시지요?

▶하정훈 : 그렇지요.

▷김태현 : 그만큼 소아청소년과 의사 선생님이기도 하지만 육아 자체에 대해서도 관심을 많이 가져오셨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저도 궁금한 게 예전보다 삶의 질이 올라갔잖아요.

▶하정훈 : 네.

▷김태현 : 환경 자체는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거든요. 육아정보도 많고 경제 수준도 올라가고. 그런데 점점 더 아이 키우기는 힘들다 부모들이 이 얘기를 많이 한단 말이에요. 그건 왜 그렇다고 보세요?

▶하정훈 : 사실 경제력하고 아이 키우고 싶어 하는 것은 상관관계가 별로 없습니다.

▷김태현 : 그래요?

▶하정훈 : 지금 우리나라는 경제력이 높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보다 경제력이 낮은 나라도 아이를 훨씬 더 많이 낳지요. 그게 두 개가 별 연관이 없어요. 사실은 출산율이 0.7이라 그러면 전 세계에서 진짜 힘든 이야기이지요. 그 어려운 것을 대한민국 국민들이 해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려 그러면 아주 모든 복합적 요소가 다 모이지 않으면 이 숫자를 달성하기가 힘든 숫자예요. 그래서 지금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애 키우기에 대한 문화가 붕괴됐어요. 그다음에 수많은 사람들이 아이 키우기 딱 생각하면 어렵다 먼저 생각부터 들지요. 집단 어떻게 보면 가스라이팅 그런 것이나 마찬가지예요. 그러고 돈이 너무 많이 들어요. 사실 그런 수많은 문제가 복합되어야 그게 가능한 수치입니다. 단순하게 경제력이 된다, 지원한다 이걸로 해결될 만들게는 아니라고 보는 거지요.

▷김태현 : 방금 전에 말씀하신 그 가스라이팅 관련 부분들 다른 언론기사에서도 원장님이 말씀하신 그 얘기를 봤는데요. 최근에 보면 육아 솔루션에 대한 프로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하정훈 : 그렇지요.

▷김태현 : 뭐 단어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골드 자 들어가는 그렇게 표현하는 단어들도 있고요. 굉장히 키우기 어려운 아이들을 TV 화면을 통해서 보여주면서 거기에 전문가가 솔루션을 제공하는 그런 프로들이 많은데요.

▶하정훈 : 그렇지요.

▷김태현 : 그 프로 자체가 육아를 오히려 더 힘들게 한다 그렇게 보시는 거예요? 아이를 낳는 것을 꺼리게 한다?

▶하정훈 : 그걸 보는 사람들은 아이 키우면 저렇게 힘들구나 이 이미지가 먼저 들어가고, 또 그 아이들이 엄마를 힘들게 만드는 그 모습들이 내 아이 모습이 될 것 같으니까 아이를 피하게 될 수밖에 없는 거지요. 그러다 보니까 아이 키우기 그러면 힘들다. 요즘 부모들이 제일 무서운 말이 아이 한 명 더 낳으시지요? 이걸 제일 무서워해요.

▷김태현 : 그런데 그 프로들의 제작의도는 제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어쨌든 없는 사실을 꾸며낸 것은 아니고, 그런 아이들이 현실적으로 있으니까 이런 아이들에는 이렇게 육아를 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것을 가르쳐주면서 똑같이 그런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부모들한테는 뭔가 해결책을 주는 그런 것 아니에요?

▶하정훈 : 그렇지요. 그런 애들이 그런데 문제는 100명 중에 몇 명 안 된다는 거예요.

▷김태현 : 일반화시킬 수는 없다?

▶하정훈 : 그렇지요. 왜냐하면 보통 우리 차를 만드는 것하고 차를 고치는 분이 다르지요. 차를 고치는 법과 차를 만드는 법이 틀려요, 사실은. 비슷하겠지만요. 하지만 우리가 차를 고치는 법을 보고 아이를 키우다 보면 굉장히 어려워지는 거지요. 그러니까 분야가 약간 다른 분야예요. 그리고 힘든 이야기뿐 아니라, 그건 보면 1, 2%에 대한 아주 힘든 애들 이야기거든요. 보통 애들은 대개 다 별문제 없이 재미있고 즐겁게 키울 수 있는데 지금 육아 이야기하면 힘든 모습을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본 걸 떠올릴 수밖에 없는 거예요.

▷김태현 : 하긴 제가 봐도 아이 그냥 행복하게 키워서 잘 사는 그런 것을 보여주는 뭐 다큐멘터리라든지 그런 교양프로그램은 제가 본 적이 없는 것 같기는 합니다.

▶하정훈 : 그렇지요. 솔루션이라는 게 일단 문제가 생겼다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 이야기이지요. 그러니까 문제없이 키우고 재미있게 키우는 법을 보여줘야지 보고 배우는 거지요. 즐거운 모습을 보면 즐겁게 살 수 있는데. 그러니까 우리가 어떤 문제를 갖다가 할 때 꼭 무슨 지원이나 이런 것을 떠나서 뭘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해야지요. 산에 가라고 아무리 등 떠밀어도 즐거우면 갈 것 아니에요.

▷김태현 : 가스라이팅이라는 얘기는 몇몇 특별한 사안을 일반화시킬 수도 있다는 거지요? 아이를 아직 낳지 않은 사람들 보고.

▶하정훈 : 그렇지요. 왜냐하면 애 낳아보지도 않은 사람들이 힘들다고 생각하잖아요. 그건 보고 힘들구나 하는 생각을 먼저 갖게 되는 거예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이 부분은 어때요? 아이를 싫어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산후조리원의 유행이다. 그런데 얼핏 생각하면 산후조리원이 워낙 요즘 잘해놨고, 예전에는 보면 산모들 산후조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하고. 예전에는 뭐 친정엄마 오시고 시어머니 오시고 집에서 어렵게 했는데 산후조리원에 가면 전문가들의 도움도 받고, 돈은 좀 들지만. 워낙 시설이 좋으니까 애 낳고 산후조리 굉장히 편해졌는걸? 뭐 걱정 안 해도 되겠는걸이라고 할 것 같은데 그게 오히려 해가 된다는 말씀이세요?

▶하정훈 : 우선 산후조리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없습니다. 그건 좋은데요. 문제는 우리나라 하고 다른 나라 하고 산후조리하는 방식이 너무 다르다는 거예요.

▷김태현 : 어떻게 달라요?

▶하정훈 : 다른 나라 사람들은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기본방침으로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쉬는 걸 기본방침으로 해요. 그러니까 이런 것들도 쉬지 않으면 큰일 날 것처럼 이미 벌써 마음이 된 거예요. 이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해요. 제가 왜 가스라이팅이라 그러냐 하면 안 쉬면 큰 병납니다, 진짜. 왜냐하면 그런 게 벌써 이미지가 와 있으니까. 그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산후조리원 시스템 자체가 우선 엄마들한테 우리 애를 갖다 떼어놓는 게 너무 많아요.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제도가 있거든요. 그런 데서는 아이를 부모 옆에서 떼어놓지 않습니다. 엄마가 24시간 아이를 돌보게 합니다. 그러면서 아이 키우는 것을 도와주는 방식을 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이를 데리고 가버려요. 24시간 모자동실이 아니고 아이를 신생아실에 두는데 엄마 배 속에 있다가 세상에 나온 애가 상자에 담겨서 신생아실에 둔다 이건 애한테 너무나 가혹한 것 아니겠습니까?

▷김태현 : 그렇기는 하지요. 산후조리원 시스템이 아이를 간호사 선생님이나 전문가들이 돌봐주고 산모는 좋은 방에서 쉬는 이런 시스템이거든요.

▶하정훈 : 그러니까 아이들이 제일 중요한, 제일 힘든 시기에 아이들이 엄마 품에서 떨어진다는 그런 사태가 생기는 거고요.

▷김태현 : 엄마 입장에서도 아이가 가장 어릴 때, 막 세상에 태어났을 때 교감을 해야 될 시기를 놓친다 이런 말씀이신 건가요?

▶하정훈 : 아이를 보면서 제일 즐거울 수 있는 그 시기를 빼앗아가버리니까 이제 아이들하고 즐거움을 잘 못 느끼고 애 하고 리듬이 안 맞는 거예요. 그러면 2주 동안은 편한데 2주가 지난 다음에는 우스갯소리로 산후조리원은 천국이라 그러고 밖에 나가면 지옥이라 그럴 정도로 밖에 나가면 힘들어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왜냐하면 그 2주를 엄마하고 애가 같이 있으면서 리듬이 맞아야 되는데, 그러면 애 키우기가 참 쉬워져요. 그래서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어렵게 애 키우는 나라는 별로 없습니다. 그게 첫 단추를 잘못 꿰서 그래요.

▷김태현 : 첫 단추를.

▶하정훈 : 이게 엄마 품에 있어야 되는데 엄마 품에서 떼놓으니까 리듬이 안 맞는 거예요. 요즘 엄마들은 애 배고픈 것 몰라요. 한 달 됐는데 애 배고픈 게 어떤 거예요?라고 물어보는 엄마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애를 24시간 안 했기 때문에요.

▷김태현 : 산후조리원 선생님들이 해 주니까?

▶하정훈 : 해 주니까요. 마치고 나서는 도저히 애가 배고픈 게 뭔지를 모르는 거예요.

▷김태현 : 그래요?

▶하정훈 : 이 단추를 잘못 꿰면 그다음부터 이게 계속 확대되는 거예요. 그러면서 갈수록 더 힘들어지는 거예요, 애를 키우기가.

▷김태현 : 그런 부분들 있잖아요. 지금 사회에서 얼핏 생각하고 있는 통념하고 반대되는 말씀을 계속해 주시는 거거든요.

▶하정훈 : 그러니까 출산율 0.7로 떨어지는 거예요.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없는 출산율이 되려면, 이 어려운 일을 하려 그러면 다른 나라에서 없는 일이 벌어져야 가능한 거예요. 왜냐하면 우리는 지금 산후조리원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김태현 : 육아프로그램 좋을 것 같고, 산후조리원 편할 것 같은데 다 아니라는 말씀이신 거네요?

▶하정훈 : 그렇지요. 그런 것을 하기 때문에 생긴 문제인데, 우리는 애를 키우는 부모가 원한다고 해서 그걸 지원하면 애를 낳을 거라고 생각을 많이 하잖아요. 실제로 그걸 하게 하면 애 한 명 들어오는 데 방해가 되는 일이 너무나 많다는 거예요, 우리는 지금.

▷김태현 : 알겠습니다. 그 부분은 어때요? 요새 보니까 인터넷에 맘카페라든지 이런 것을 통해서 육아정보를 많이 얻는 분들도 있던데 그건 별로 안 좋은 겁니까?

▶하정훈 : 이렇게 생각하면 돼요. 우리 보통 직업 있지요? 실무 하는 것 있지요? 그거 몇 년 해야 책을 쓸 것 같아요?

▷김태현 : 그거 10년 이상은 해야지요.

▶하정훈 : 그렇지요. 그런데 애 처음 키운 사람들이 보통 글을 올립니다. 그러면 내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초보자가 실무 처음 하는 사람이 공부해서 책을 쓴다. 이게 똑같은 이야기예요. 애 키우는 것도 실무예요. 그런데 이걸 갖다가 보통 애를 처음 키우는 사람이나 아니면 애를 키우는 걸 잘 모르는 사람들이 공부를 해서 자료를 수집해서 책을 쓰게 되면, 아니면 인터넷에 글을 올리게 되면 그게 정상적일 수가 없겠지요. 아무래도 한쪽 면을 보다 보면 제대로 된 정보를 할 수 없겠지요. 쉽게 말해서 지금 애 키우는 소프트웨어가 원래 보고 배운 문화적 육아가 있거든요. 그런데 이게 지금 우리나라가 핵가족이 되면서 무너졌지 않습니까. 이것을 보강할 수 있는 그런 소프트웨어가 지금 우리는 인터넷이나 애 처음 키우는 사람이나, 아니면 문제 된 애를 지금 보고서 그걸 보충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정상적으로 쉽게 키우는 육아는 어디에도 없어요, 지금. 그러니까 인터넷에서 내가 보고 필요한 것을 찾는다 그러지요? 필요할 때 인터넷을 검색합니다. 그러니까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벌써 문제가 생겼다는 이야기예요.

▷김태현 : 전문가 찾아가려면 소아청소년과 선생님들 찾아가야 되는 건데.

▶하정훈 : 그렇지요. 왜냐하면 소아과 역할이 질병치료, 예방접종, 그리고 육아상담 세 개예요.

▷김태현 : 육아상담도 원래 업무범위에 있는 거예요?

▶하정훈 : 원래 다른 나라에서는 소아과의사가 육아상담을 해서 수입을 상당 부분 얻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의료보험이 질병만 보험을 해 줘요. 육아상담은 보험을 안 해 줍니다. 그러면 이거는 무료봉사가 되는 거예요.

▷김태현 : 그런데 선생님, 아시겠지만 요새 소아청소년과 오픈런한다 그러잖아요.

▶하정훈 : 그렇지요.

▷김태현 : 병원이 없어요. 질병치료 하려고 해도 줄 서고 예방접종 하려고 해도 줄 서는데 육아상담하러 소아과 가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해요? 그러고 선생님들 바쁘신데 육아상담까지 해 주실 수 있겠어요?

▶하정훈 : 그러니까요. 그런데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없는 게 아니고요.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다른 분야로 가버리기 때문에 없는 거예요. 지금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참 많아요.

▷김태현 : 아, 원래 배출 자체는?

▶하정훈 : 배출이 많고, 지금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소아과 안 하고 다른 걸 하는 의사가 훨씬 더 많아요. 왜냐하면 소아과가 워낙 수가가 싸지 않습니까? 싸기 때문에 이거 해서 병원 유지가 안 돼요. 사람들은 매출을 수입이라 생각해요. 자영업자인데, 소아과의사들이 이걸 유지하려 그러면 수입이 돼야 되는데 예를 들어 질병은 돈을 받지만 육아는 돈을 못 받으니까 이쪽 분야만큼은 안 하고 있는 거예요, 사실은. 그러면 이 비용을 지불하면 다시 들어올 수 있지요.

▷김태현 : 그러면 그 문제 해결하려면 어떡해야 된다고 보세요? 수가 올려주는 거요?

▶하정훈 : 육아상담하면 비용을 지불해야지요. 이게 무료봉사가 되면 사실은 아니에요.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소아과의사들이 육아상담을 해요?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김태현 : 저도 처음 들었어요.

▶하정훈 : 그렇지요.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 보험이 빠져 있으니까요.

▷김태현 : 그러면 그런 부분도 보험체계를 개편해야 된다?

▶하정훈 : 우리 보험체계를 개편하지 않으면 안 되지요. 왜냐하면 우리는 질병만 보험해 주니까요. 지금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가 없는 거예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원장님이 이런 얘기도 하셨더라고요. 기본만 갖추면 육아를 훨씬 더 쉽게 할 수 있다. 이게 말이 쉬운데 기본 갖추기가 워낙 제일 어렵잖아요, 뭐든지.

▶하정훈 : 그렇지요.

▷김태현 : 그러면 여기에서 말씀하시는 기본, 이거는 뭐예요?

▶하정훈 : 기본이라는 것은 제일 중요한 것은 문화적 육아예요. 애 키우는 것을 보고 자라야 되는데 사실은 애 잘 키우는 것을 보고 자라면 사람들은 그대로 따라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지금 방송이나 모든 것에서 애를 쉽게 키우고, 재미있게 키우고, 잘 키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문제가 있는 애가 아니고 문제가 없이 키우는 법을 사실 보여줘야 돼요. 이게 옛날에는 이웃이나 가족 간에 그걸 보고 자랐거든요. 그런데 이 역할을 방송이나 모든 데서 보여줘야 되는 거예요.

▷김태현 : 이웃과는 교류는 떨어지는 추세니까 미디어를 통해서 보여준다.

▶하정훈 : 미디어를 통해서 보여주고요. 그러고 지금 우리나라는 가족이라는 구성하고 이웃이라는 구성하고 이런 것들이 다 붕괴된 상태예요. 이 붕괴된 상태를 문화를 복원하는 쪽으로 지금 이걸 해야 되는데, 우리는 보면 저출산 수많은 대책들이 이거 힘드니까 지원하겠다 이런 방향으로 지원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애 키우기 힘드니까 이걸 지원하겠다. 그 힘든 일을 왜 지원받고 해? 차라리 안 하고 말지. 그러니까 일단 정책 자체도 뭐가 힘드니까 해 주겠다 이렇게 하면 사람들한테 육아가 힘들다는 이미지부터 먼저 주는 거예요.

▷김태현 : 힘드니까 지원을 한다.

▶하정훈 : 그렇지요. 그 힘든 걸 왜 해요? 지원 안 받고 안 낳고 말지. 재미있는 일이 참 많은데요. 애 키우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가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주지 않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것도 만들어주고, 애를 쉽고 재미있게 키우고 이런 모습을 지역사회에서도 보여주고 방송에서도 보여주고 모든 것들이 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게 우리가 분위기를 조성해야지요. 사실 0.7이라는 숫자는 이것은 어찌 보면 전쟁이나 마찬가지의 숫자예요. 1년에 20만 이상이 사라지는데 이게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인데요. 그러면 우리가 너무 지금 아주 느긋하게 대처를 하는 거예요. 이건 어찌 보면 저강도 전쟁입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그러면 제도 이전에 그 문화 자체를 바꾸게 해야 된다는 거지요?

▶하정훈 : 그렇지요.

▷김태현 : 아이를 낳는 게 너무나 좋은 일이라는 것을요.

▶하정훈 : 실제로 다른 나라 사람들은 즐거워해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하정훈 : 우리는 지금 즐겁다는 말 자체를 안 믿잖아요, 사람들이.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마지막으로 이거 하나만 질문을 드리지요. 너무 철학적인 주제일 수도 있는데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우리는 왜 아이를 낳아서 키워야 됩니까?

▶하정훈 : 세상이 발전적 연속성이 있어야 돼요. 애를 안 낳으면 우리나라 자체가 망합니다. 이건 큰 뜻이고요. 더 중요한 것은 애를 키우면서 나 자신도 발전해요. 가정이 유지되는 것, 우리가 가족과 행복하게 살려고 결혼하고 살아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그 가족에서 아이라는 존재가 빠져 있는 거지요, 많은 사람들 머릿속에요.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애라는 것은 내 인생을 위해서도 굉장히 중요한 거예요. 아이와 함께하는 즐거운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 사실은 애를 낳아야 되는 제일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지요.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하정훈 원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정훈 : 감사합니다.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SBS 김태현의 정치쇼]

김태현의 정치쇼 (시간 수정/오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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