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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충돌해 달 만든 원시행성 잔해, 맨틀에 남아 있다"

원시지구와 원시행성 테이아 충돌 상상도

45억 년 전 원시지구(Gaia)와 충돌해 달이 만든 화성 크기의 원시행성 '테이아'(Theia)의 잔해가 지하 2천900㎞ 맨틀에 남아 거대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Caltech) 첸위안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2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원시지구와 테이아 충돌 시뮬레이션 결과 맨틀 하부 두 곳에 테이아 잔해가 포함된 거대한 구조가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달의 형성 과정은 여전히 많은 부분이 수수께끼로 남아 있지만, 과학자들은 약 45억 년 전 지구 성장 후기 단계에 화성 크기의 원시행성 테이아가 지구와 충돌했고 이때 튀어 나간 테이아와 지구의 파편들이 뭉쳐 달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와 달 어디에서도 지금까지 테이아의 존재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원시지구와 테이아의 거대한 충돌이 지구 내부에 흔적을 남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당시의 상황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하고, 그 결과를 지진연구 등을 통해 밝혀진 현재의 지구 내부 구조와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거대한 충돌 후 지구와 테이아에서는 많은 양의 파편이 우주로 튀어 나갔을 뿐 아니라 두 행성 구성 물질이 녹아 합쳐지고 뒤섞이면서 서서히 굳어 현재의 지구 맨틀 구조를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현재 지하 2천900㎞ 맨틀 하부에서 지진파 속도가 비정상적으로 느려지는 두 개의 넓은 지역(LLVP)에 대해 두 행성 물질이 녹았다가 굳는 과정에서 밀도가 큰 테이아 맨틀 물질(TMM)들이 가라앉아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테이아와 원시지구 충돌 후 달과 지구 맨틀 구조 형성 과정

LLVP의 물질은 주변 맨틀보다 밀도가 2.0~3.5%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고밀도의 물질이 지구와 테이아의 거대 충돌 후 원시 지구의 깊은 곳에 남은 테이아 맨틀 물질의 유물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이어 밀도 높은 테이아 맨틀 물질은 수십㎞에 달했을 것으로 보이며, 이 물질이 서서히 아래쪽으로 가라앉고 축적돼 지구의 핵 위에 밀도 높은 덩어리를 형성해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구팀은 원시 천체들이 서로 충돌해 합쳐지면서 행성들이 형성되던 태양계 초기에는 달을 만들어낼 정도의 거대한 충돌은 흔히 있는 현상이었다며 맨틀 구성 물질의 이질성은 다른 행성들 내부에도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Hernan Canellas/Nature 제공, Qian Yuan et al./Nature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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