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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일하지 않고 "그냥 쉬는" 이유 나이별로 뚜렷하게 갈렸다

<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쉬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 현상, 우리도 짚어드린 적 있었죠. 정부가 이렇게 그냥 쉬는 사람들을 연령대 별로 처음 분석했다고요?

<기자>

일단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15세 이상에서 그냥 쉬고 있는 한국인, 지난 8월을 기준으로 232만 2천 명 정도입니다.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이 사람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14.4%입니다. 지난해보다 비중이 더 커졌습니다.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 중에서 6명 중 1명 가까이 그냥 쉰다는 겁니다.

경제활동을 안 한다고 해서 바로 논다 이렇게 생각하면 큰일 나죠. 육아나 가사를 도맡은 사람들도 있고요.

사실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의 대부분은 '학교를 다닙니다',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다 빼고요.

특별한 이유 없이 취업하지도 일을 찾지도 않고 있는 사람들만 쉰다고 표현되는 건데요.

우리나라 인구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건만 그냥 쉬는 사람들 사이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반대로 급격히 늘고 잇습니다.

20대가 그냥 쉬는 인구 중에 차지하는 비중 지난해 15.9%에서 16.5%로 커졌습니다.

38만 4천 명의 20대가 그냥 쉬고 있는 걸로 집계되고요. 30대에서는 더 많이 늘었습니다.

12.6%, 지난해보다 3만 8천 명 더 늘어난 29만 2천 명의 30대가 그냥 쉬고 있습니다.

<앵커>

네, 2-30대에서 그냥 쉬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게 역시 눈에 띕니다. 그런데 청년층과 다른 연령층은 쉬는 이유가 완전히 다르다고요?

<기자>

이번에 처음 연령대별로 이유를 나눠서 봤더니요, 20대까지는 그냥 쉬는 가장 큰 이유가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서'였습니다.

비슷한 사유인 '일자리가 없어서'라는 응답과 합하면 39.8%, 40% 정도까지 차지합니다.

30대에서 가장 큰 이유는 '몸이 좋지 않아서 쉬고 있다', 이게 가장 큰 이유이기는 한데요.

'마음에 드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란 응답도 거의 똑같이 많습니다.

29.9%거든요. 0.1% 포인트 밖에 차이가 나지 않죠.

역시 '일자라가 없어서 쉰다'는 비슷한 답까지 합치면, 30대에서도 가장 큰 사유는 희망과 현실의 미스매치, 희망과 현실이 어긋나는 상황입니다.

반면에 40대 이상부터는 보시는 것처럼 그냥 쉬는 가장 큰 이유, 건강에 집중됩니다.

몸이 좋지 않아서, 체력에 자신이 없을 때 그냥 쉽니다.

그나마 40대까지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울 때 쉰다'는 사람들의 비중도 27.2%로 꽤 높지만요.

50대와 60대가 되면 이런 경우가 급감합니다.

이 연령대에서 두 번째로 큰 이유는 정년퇴직을 비롯해서 퇴사를 하고 나서 그냥 쉬기로 했다는 건데요.

이걸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예전에는 '은퇴했으면 은퇴하는 거지' 이게 당연했는데, 이제는 정년퇴직을 한다고 해도 거기서 끝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오히려 줄어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결과입니다.

건강만 허락하면 계속 일을 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50대 이상에서도 많다는 거죠.

<앵커>

취업시장에 나오지 않는 청년층을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좀 고민해야 되겠습니다. 한 가지 더 짚어보죠, 우리 인구 전체로 보면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사람은 많이 줄었네요?

<기자>

1년 전보다 8만 3천 명이나 줄었습니다.

청년층에 그냥 쉬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과 별개로, 전체적으로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취업하거나 적어도 일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는 얘기인데요.

육아와 가사를 맡느라 취업 시장을 떠났던 여성들, 그리고 60대 이상 은퇴연령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다시 취업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은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하지만, 앞으로 1년 안에 경제활동을 시작하고 싶다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이 중에 26% 가까이가 구직을 시작하면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싶어 합니다.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비중입니다.

육아와 가사를 맡은 여성들이나 60대 이상의 노년층이 점점 더 일자리를 찾는 상황과 궤를 같이 한다는 거죠.

파트타임으로라도 돈을 벌고 사회에 기여도 하고 싶다, 이렇다는 건데요.

일종의 유휴인력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사람들의 노동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치하도록 도울지, 이게 앞으로의 일자리 정책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가 돼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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