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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춧값 왜 못 잡나 했더니…배추·무 등 273억 폐기

<앵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춧값 걱정하는 분들 요즘 많으신데요. 채소 수급을 관리하는 농식품부와 유통공사가 지난 3년간 3만 톤에 달하는 배추와 무 등을 폐기했던 사실이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수확량을 잘못 예측하면서 벌어진 일로 낭비된 세금이 270억 원이 넘습니다.

조윤하 기자입니다.

<기자>

김장철을 앞둔 서울의 한 시장.

소비자들은 작년보다 부쩍 오른 배추 가격이 불만입니다.

[이군자/서울 서대문구 : 4만 5천 원이래요, 한 짝 20kg가. 작년엔 3만 얼마였어요. 어쩔 수 없죠. 어떻게 해 소비자만 죽는 거야. 자꾸 오르면.]

이런 가격 폭등을 막기 위해 정부가 농식품을 미리 사들였다가 보관하는 수매 계획을 세우는데,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지난 2021년 6월, 수확량이 줄 거라는 전망에 따라 정부는 고랭지 배추 1만 톤을 미리 사들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수확량은 증가했고, 배추 가격은 오히려 내려갔습니다.

그런데도 농식품부와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원래 세웠던 수매 계획대로 배추를 사들여 창고에 보관했고, 이는 모두 폐기됐습니다.

보관 기간이 이미 지났고, 가격이 더 떨어져 농가에 피해를 줄까 봐 방출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수확량을 잘못 예측해 2020년부터 3년간 배추와 무 3만여 톤, 273억 원어치가 버려졌습니다.

실제 작황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3개월 전 예측한 수치 그대로 수매했기 때문입니다.

감사원은 또 농식품부가 배추와 무 가격이 올라 가격상승 위기경보가 발령됐는데도, 10번 가운데 3번은 비축물량을 방출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또 2년 전, 계란 수급이 안정돼 가는데도 1억 5천만 개를 추가로 수입했다 2천100만여 개를 폐기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농식품부는 "수급 관리를 보완하는 방안을 만들고 있다"며 "수매 시기를 더 촘촘히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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