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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조끼'가 검열해 없앤다"…리커창 향한 '백지 추모'

<앵커>

중국에서는 최근 세상을 떠난 리커창 전 총리를 애도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68살의 나이에 갑자기 심장마비로 숨진 걸 두고도 의혹이 일고 있는데, 중국 당국은 이런 추모 열기가 체제에 대한 비판으로 번지지는 않을지 경계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정영태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국 내 추모 열기가 계속되면서 리 전 총리의 발자취를 찾는 애도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총리, 안녕히 가십시오.]

추모 현장에 파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등장했는데, 질서를 유지한다며 조화 더미를 유심히 관찰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습니다.

일부 추모객들은 이들이 추도 글을 검열해 없앴다는 목격담을 전하고 있습니다.

'황하와 장강은 거꾸로 흐를 수 없다', 개혁개방을 멈춰서는 안 된다는 리 전 총리의 생전 발언부터, '어떤 이는 죽어도 살아 있지만, 누구는 살아도 죽은 것과 다름없다' '독재는 반드시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것이다'처럼 강한 정권 비판으로 읽힐 글도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관영매체와 주요 포털은 잠잠한 가운데, 백지 한 장에 메시지를 담는 이런 추모 방식이 퍼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했던 백지 시위와 비슷한 양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리 전 총리가 68세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심장마비로 갑자기 숨진 데 대한 의혹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숨진 장소가 호텔 수영장으로 알려졌는데, 수십 명의 의료진과 경호원이 24시간 동행하는 걸 감안하면 응급조치로 회생이 안 된 건 의아하다는 겁니다.

[안후이성 주민 : 겨우 68세로 한참 일할 때인데, 당신은 병도 없었는데 이렇게 돌연 가시다니 우리는 이해할 수 없어요.]

식지 않는 추모 분위기가 혹여 현 지도부에 대한 불만으로 표출되지 않을까 당국은 경계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모레(2일) 리 전 총리의 시신을 화장한다고 발표했는데 장례를 앞두고 당국의 통제는 더 강화될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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