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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땜빵 아파트'…"그냥 덮으라 했다"

<앵커>

철근이 빠진 LH 아파트가 논란이 된 데 이어서, 이번에는 건설회사들이 공사 기한에 쫓겨 마루 공사를 대충 한다는 현장 근로자들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배관이 튀어나와 있거나, 심지어는 이물질이 있어도 그대로 덮으라고 지시한다는데 조을선 기자가 이 내용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입니다.

현장 근로자들이 마루 작업을 하며 찍은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거실 벽 밖으로 노출된 배관을 마루 작업하며 그대로 덮었습니다.

실제 시공 중 누수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마루 시공 노동자 : '땜빵'이죠, 땜빵인데. 바닥에 배관이 튀어나왔죠. 그 집안에는 노출돼도 그냥 하라고 그럽니다. 일반 소비자들은 몰라요, 마루를 덮어버리니까.]

심지어 건설 노동자들이 화장실에 가는 게 멀어 실내 구석에 남긴 인분의 찌꺼기를 물청소하기는커녕 마루로 덮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마루 시공 노동자 : 안 보이면 되니까 덮으라고 합니다. 안 따르면 나가게 만듭니다. 계속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마루 시공은 보통 주택 건설 공사의 마지막 공정으로, 입주일을 앞두고 기한에 쫓기기 일쑤입니다.

게다가 건설회사가 마루 회사에 하도급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마루 회사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다시 무면허 업체나 개인에게 불법하도급을 주는 경우가 많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입니다.

하청의 재하청 구조에서 실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은 근로기준법 등 법적 보호 밖에 있게 되고, 대충 덮으라는 현장 관리자의 지시를 거부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최우영/권리찾기유니온 마루지부장 : 한 마디로 유령 노동자입니다. 불법 하도급으로 이어지는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입니다.]

고용이 불안하다 보니 마루 작업 계약을 맺을 때 임금 등이 비어 있는 백지 계약서를 쓰기도 한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정부는 마루 업계의 복잡한 불법 하도급 관계와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유미라, 화면제공 : 권리찾기유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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