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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동명이인이었네" 검사 실수로 엉뚱한 사람 벌금형

검찰총장 뒤늦게 비상상고…대법 "공소 기각"

[Pick] "동명이인이었네" 검사 실수로 엉뚱한 사람 벌금형
검사 실수로 동명이인에게 확정된 폭행죄 벌금형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됐습니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의 공소를 기각했다고 어제(31일) 밝혔습니다.

공소기각이란 검사의 공소제기에 흠결이 있는 경우 적법하지 않은 기소로 보고 소송을 종결하는 법원의 판단입니다.

A 씨는 인적사항을 잘못 적은 검사의 실수로 2022년 11월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확정받았습니다.

검사가 폭행 혐의로 약식기소할 대상은 동명이인인 B 씨였는데, B 씨가 아닌 A 씨의 주민등록번호 및 등록기준지(본적)를 적어 약식명령을 청구한 것입니다.

B 씨는 지난해 4월 평택의 한 공원에서 평소 자신을 무시하고 약을 올렸다는 이유로 우연히 마주친 피해자를 폭행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인적사항이 잘못 적힌 서류를 넘겨받은 법원은 검사의 약식 명령 청구에 따라 A 씨에게 벌금 70만 원을 선고하는 약식명령을 내렸습니다.

약식 기소의 경우 피고인을 불러 직접 신문하지 않고 공소장과 증거 자료만으로 사건을 판단합니다.

이후 뒤늦게 오기를 인지한 검찰은 검찰총장의 이름으로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제기해 바로잡았습니다.

비상상고는 확정된 판결에 법령 위반이 있을 경우 검찰총장이 대법원에 요청하는 비상구제절차입니다.

대법원은 "표시상 착오로 공소장에 기재된 A 씨에 대해서는 이 사건 공소제기 효력이 미친다고 할 수 없고 검사가 표시상 착오를 바로잡지 않았으므로 법원에선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런데도 약식명령이 그대로 발령·확정됐다면 법령에 위반된 것"이라며 원심을 파기하고 공소를 기각했습니다.

한편 지난해 12월에도 검사의 실수로 동명이인에게 선고된 음주운전 벌금형 판결이 14년 만에 파기된 전례가 있습니다.

당시에도 담당 검사가 약식명령을 청구할 때 음주운전을 한 피고인 대신 동명이인의 주민등록번호 등을 써내 문제가 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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