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음성분석모델로 '전화 속 그놈' 51명 잡았다

정부가 올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보이스피싱 음성분석 모델(이하 음성분석모델)'이 보이스피싱 범죄 수사 현장에 활용되며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통합데이터분석센터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올 초 개발해 국과수 감정과 경찰 수사에 투입한 음성분석모델을 활용해 3개 보이스피싱 범죄조직 총책과 자금관리책 등 51명을 검거했다고 오늘(31일) 밝혔습니다.

행안부에 따르면 이번에 검거된 3개 조직은 국내 아파트 등에 콜센터 사무실을 갖추고 개인정보, 대포폰 등을 활용해 '성관련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 피해자들로부터 약 6억 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거과정에서는 음성분석모델이 빛을 발했습니다.

경기남부청 소속 수사관은 올 5월 해외발신 번호를 '010'으로 시작하는 휴대전화번호로 바꿔주는 중계기 현장 단속과정에서 5명을 처음 적발했습니다.

이후 음성분석모델을 활용해 이들 피의자의 음성과 피해자들로부터 확보한 보이스피싱범의 음성 동일 여부를 판독했습니다.

이를 통해 동일인이 맞다는 것을 확인한 수사관은 피의자 혐의를 입증하는 한편 여죄 확인, 연루자 추가 확인을 위해 국과수에 심층분석을 의뢰했습니다.

국과수는 음성분석모델을 활용해 검거된 피의자 음성과 기 보유한 1만 3천여 개의 보이스피싱 범죄자 음성을 비교·분석했습니다.

이처럼 국과수와 경찰의 공조 속에 12차례 걸친 상호 분석을 진행한 결과, 미제사건으로 분류돼 있던 '해외 ○○ 콜센터 조직사건' 등 17개 사건과 연관성이 확인됐고, 관련 범죄자들을 추가로 검거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경기남부청은 자체 분석 및 국과수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혐의자 신원을 빠르게 특정하게 됐고, 통화·계좌내역 조사, 폐쇄회로(CC)TV 확인과정 등 후속 수사를 속도감있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행안부는 전했습니다.

행안부는 "국내 보이스피싱 범죄조직 검거에 이어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해외활동 조직의 실체까지 밝혀 조직원을 추가 검거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음성분석모델 사용의)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반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