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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어려운 '파'가 '버디' 성공보다 중요한 심리학적 이유

[스프칼럼] 인지심리학자가 보는 멘털 게임 '골프' (글 : 김태훈 교수)

스프칼럼(김태훈)
골프는 독특한 스포츠다. 분명히 대결 상대가 있지만 굳이 상대에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경기다. 여타의 스포츠처럼 특별한 신체 조건이 필요하지도 않다. '연습만이 살 길이다'라는 흔한 격언이 잘 통하지 않는 스포츠기도 하다. 그래서 골프는 멘털 게임이라고 불린다.

골프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골프가 멘털 게임이라는 말에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멘털 게임을 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경기 내내 평정심을 유지하자. 집중력을 발휘하고 적절한 긴장 수준을 유지하자. 스코어에 일희일비하지 말자. 이외에도 상당히 많은 조언들이 제시되고 있다. 분명 어려운 말은 아닌데 막상 해 보면 쉽지 않고, 때로 좌절하고 체념하기도 한다. 멘털을 통째로 하나의 개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멘털은 복잡하다. 세세하게 나누어서 봐야 한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적절한 멘털이 달라진다. 그저 뭉뚱그려서 마음이 흔들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생각은 사실 아무런 효과가 없다. 멘털 게임, 제대로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금부터 필자와 함께 하나하나 확인해 보자.

과감한 퍼팅과 예상된 실패

스프칼럼(김태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시작은 퍼팅이다. 드라이버는 쇼, 퍼팅은 돈이라는 격언은 퍼팅이 그만큼 중요하면서도 어렵다는 것을 말한다. 퍼팅은 사실상 무한대의 경우의 수가 있어서 드라이버 샷이나 아이언 샷처럼 연습하기도 쉽지 않다. 게다가 종종 분노를 유발하거나 좌절감을 가져오기도 한다. 애꿎은 퍼터만 나무라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그린 위에만 서면 소심해진다. 그래서인지 퍼팅에 대한 조언을 살펴보면, 너무 조심스럽게 하기보다는, 홀 컵 뒤를 노리고 과감하게 시도하라고 한다. 심지어 아마추어 골퍼는 프로 선수보다 더 과감하게 해야 한다는 조언을 하기도 한다.

과감한 퍼팅은 좋을까? 과감한 퍼팅은 골프공이 홀 컵 앞에 멈출 확률보다 홀 컵을 지나칠 확률이 더 높다는 의미다. 퍼팅이 그렇게 단순해 보이지는 않는다. 아마추어가 무턱대고 조언을 따라 과감한 퍼팅을 하다 보면 3퍼팅의 악몽에 빠지기 쉽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몇 차례 반복되면 멘털은 무너지고 회복하기도 어렵다.

버디 퍼팅은 '쇼', 파 퍼팅은 '돈'

프로선수들의 퍼팅은 어떨까? 정말 퍼팅에 과감할까?

시카고 대학의 데빈 포프(Devin G. Pope) 교수와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모리스 슈바이처(Maurice E. Schweitzer) 교수의 연구 결과*가 매우 흥미롭다. 이들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열린 239개 PGA 투어에서 421명이 수행한 250만 개가 넘는 퍼팅을 분석하였다. PGA는 투어 경기에서 매 홀마다 레이저 장비를 설치하여 골프공의 위치를 측정하고 있어서, 퍼팅 시작 지점과 종료 지점의 정확한 위치를 3차원으로 제공받을 수 있었다.

*Pope, D. G. & Schweitzer, M. E. (2011). Is Tiger Woods loss averse? Persistent bias in the face of experience, competition, and high stakes. American Economic Review, 101, 129-157

결론부터 보자면, 프로 선수는 파(par) 퍼팅에 비해 버디(birdie) 퍼팅을 조금 더 안전하게 한다. 그 이유는 당연하게도 타수 관리다. 여기에는 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네만 교수의 전망 이론(prospect theory)이 적용된다. 인간은 이득의 측면에서는 조심스럽게 행동하여 위험을 회피하는(risk-averse) 경향을 보이지만, 손해를 볼 때는 위험을 감수하고(risk-taking) 과감하게 행동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즉, 기준점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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