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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복권 뽑듯" 은행 예적금…금융당국은 "이제 그만"

<앵커>

친절한 경제, 이번 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 합니다. 권 기자, 지금 같은 높은 금리가 당분간 이어질 거란 얘기 여러 번 해드렸었는데 오늘(30일)은 예적금 얘기도 한번 해보죠.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예금과 적금 금리도 계속 오르고 있다고요?

<기자>

어제 기준으로요,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올라와 있는 1금융권 16개 은행 전부 다 해서 1년짜리 정기예금, 모두 37개가 공시돼 있는데요.

이중에 절반이 훌쩍 넘는 스무 개의 예금상품이 최고금리가 4% 이상입니다.

적게 주는 곳은 2.7% 금리를 주는 곳도 있지만, 가장 높은 곳이 4.35%까지 주고 있습니다.

우대금리 조건을 통과해야 받을 수 최고금리 기준이긴 하지만 대체로 해당 은행의 신규 고객이면 된다 이런 정도의 그렇게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은 조건으로도 최고금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기본금리, 그러니까 조건 없이 해당 상품에 가입만 하면 다 받는 기본금리로 봐도 3.5% 이상짜리가 딱 절반입니다.

가장 기본금리가 높은 곳은 4.15%까지 주고 있습니다.

어디가 이렇게 이자를 주는지 궁금하시면 지금 화면에 나오는 것처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들어가셔서 금리 수수료 비교공시라는 난을 선택하시면요, 한꺼번에 보실 수 있고요. 관심 가는 상품 이름을 누르면 딸린 조건들까지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앵커>

네, 어떤 상품이 이자가 높은지 관심 있는 분들이 계실 것 같습니다. 특히 적금이 고금리 경쟁이 세게 붙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1금융권의 은행 적금들은 지금 1년 만기 기준으로요, 거의 대부분의 최고금리가 4%에서 5% 후반까지고요.

10% 가까이 주는 곳도 여럿 있습니다.

은행연합회에 지금 공시된 상품들 중에 가장 최고금리가 높은 건 1년에 8.9%까지 주는 BNK부산은행의 '너만솔로'라는 상품인데요.

이름이 좀 범상치 않죠. 어떻게 해야 이자를 8.9%나 받냐, 가입기간 중에 결혼을 해야 합니다.

7%의 이자를 주는 기업은행의 탄소제로적금은 가입기간 동안의 전기절약 실적이 있어야 하고요.

역시 7%를 약속하는 SH수협은행의 적금은 수협카드로 수산물을 20만 원어치 이상 사야 합니다.

이미 느끼셨겠지만 이렇게 눈에 띄게 튀는 고금리를 주는 상품들은 적금에 몰려있고요. 테마성 특판입니다.

그래서 사실상 그 금리를 다 받기가 아주 어렵고 금액도 보통 월 30만 원 적립 정도까지만 인정해 줍니다.

이보다 최고금리가 더 높은 상품들도 더러 있지만요, 대체로 이벤트 성격이 짙어서 사실상 그 금리를 다 받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상품들입니다.

그리고 이런 상품들은 은행들이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도 잘 해놓지 않습니다.

방금 보셨던 것들은 다 공시가 되어있고요.

그 외에 이를테면 한 달에 30만 원까지, 6개월간 매일 1만 보 이상씩 걸어야 연 11% 이자를 받는 우리은행 적금도 하나 있고요.

이달에 출시된 전북은행의 1년짜리 상품 하나는 사실상 연 금리 3.6%짜리 적금인데요.

일종의 복권식 추첨을 통해서 가입자 중 소수에게만 최고 연 13.6%까지 이자를 줍니다.

이 금리를 다 받는 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불가능에 가까운 전형적인 미끼상품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가입하려는 분들 잘 따져보셔야겠네요. 이렇게 금리 경쟁이 이렇게 붙다 보니, 은행으로 돌아오는 돈도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지금까지의 최신 통계인 지난달 기준으로 보면 8월과 9월 두 달 연속 은행권 예금과 적금이 27조 원 넘게씩 각각 불어났습니다.

지난 7월 한 달 동안 23조 원 넘는 돈이 은행에서 빠져나갔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반면에 각종 투자상품에 가입한 걸 뜻하는 자산운용사로 들어간 돈은 한 달간 전체 다 해서 천억 원 정도에 그쳐서요.

거의 불어나지 않았다고 보는 게 적절합니다.

특히 보통 은행 수시입출금 통장보다 약간 더 고금리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많이 드시는 MMF 있죠, 이 MMF에서는 8조 원 가까운 돈이 빠져나간 게 눈에 띕니다.

은행 예금과 적금이 더 안정적인데, 요새는 웬만한 MMF보다 이자도 더 잘 붙는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문제는 은행권부터 이렇게 금리경쟁이 치열한 분위기가 되면, 2금융권에선 감당 못할 이자를 약속하다가 사고가 생길 가능성도 커진다는 겁니다.

지난 여름에 새마을금고의 예금자 연쇄 이탈 사태도 바로 그런 불안 속에서 발생했다가 가까스로 수습됐습니다.

예금자들은 한 금융사에서 원금과 이자까지 합쳐서 최대 5천만 원까지, 가장 자신에게 유리하게 자금을 배분해 두시면 되겠지만요.

금융당국은 일단 전체적으로는 더 이상의 금리 경쟁 예적금의 금리가 이보다 더 튀게 오르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다고 보고요, 금융권에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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