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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사망은 간호사 탓" 손배소…대법 "인과관계 증명 안 돼"

"아이 사망은 간호사 탓" 손배소…대법 "인과관계 증명 안 돼"
치료를 받다가 숨진 영아의 부모가 간호사의 잘못으로 자녀가 사망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대법원이 '심리 미진'을 이유로 "더 따져보라"며 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1심에선 병원, 2심에선 유족의 손을 들어주며 엎치락뒤치락한 결과는 파기환송심을 토대로 다시 판단하는 과정을 밟을 전망입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이달 12일 숨진 아기의 유족이 A 학교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가 일부승소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에 돌려보냈습니다.

숨진 아기는 2016년 1월7일 오후 11시께 기침 증세를 보여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진단된 병명은 '급성 세기관지염'이었습니다.

영아는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같은 달 11일 사망했습니다.

유족은 2016년 11월 의료진의 과실로 아이가 생명을 잃었다며 5억3천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법원은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반면 2심 법원은 병원 측 과실이 있다고 인정해 2억8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간호사가 기도에 삽관된 앰부백(수동식 인공호흡기) 튜브를 실수로 건드려 빠지게(발관) 했으며 식도에 잘못 삽관된 튜브를 제때 기도로 옮기지 않아 아이가 사망했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의료진의 과실이 실제로 있었는지, 있었더라도 그것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는지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봤습니다.

2심 법원은 사망 시 아이의 배가 부풀어있었고 방사선검사 영상에서 위 속에 공기가 차 있는 것이 포착된 점을 근거로 발관이 실제로 있었다고 인정한 반면, 대법원은 인공호흡 방식에 따라 공기가 위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고 의료진이 튜브를 충분히 고정한 만큼 발관을 단정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대법원은 아울러 "망아의 폐 상태 악화 등에 따른 기흉이 (사망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짚었습니다.

1심은 처음으로 사실을 인정하고 법령을 적용하며 항소심은 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을 심사합니다.

대법원은 '법률심'으로서 2심의 판단, 즉 결론과 그 논리적 전제에 대해 판단합니다.

이번 사안에서도 대법원은 여러 전제를 토대로 2심의 심리가 미진하다면서 "원심 판단에는 과실과 인과관계 증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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