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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당신이 먹는 것의 먹는 것까지 생각해보자는 제안

[뉴스페퍼민트] 공급망이 불투명한 해산물과 윤리적인 소비 (글: 송인근 뉴스페퍼민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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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없지만, 한국인에게 필요한 뉴스"를 엄선해 전하는 외신 큐레이션 매체 '뉴스페퍼민트'입니다. 뉴스페퍼민트는 스프에서 뉴욕타임스 칼럼을 번역하고, 그 배경과 맥락에 관한 자세한 해설을 함께 제공합니다. 그동안 미국을 비롯해 한국 밖의 사건, 소식, 논의를 열심히 읽고 풀어 전달해 온 경험을 살려, 먼 곳에서 일어난 일이라도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부지런히 글을 쓰겠습니다. (글: 송인근 뉴스페퍼민트 편집장)
 
스프 뉴스페퍼민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 4월, 저는 방글라데시 라나 플라자 의류공장 붕괴 사고 10주기를 맞아 쓴 글에서 윤리적인 소비에 관해 생각할 거리를 나눴습니다. 그 글에서 저는 의식주의 공급망을 하나씩 따져보면서 음식은 신선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상품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제약이 있어서 지구 반대편으로 오가는 일이 흔치 않다고 썼습니다.

냉장 혹은 냉동 보관하지 않는다고 상할 걱정이 없는 의류에 비하면 분명 식재료나 식품이 옮기기 힘든 건 맞지만, 몇 가지 생각해 볼 요인이 더 있었습니다. 우선 기술이 발달하면서 유통 중에 신선도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줄었습니다. 비용이 줄면서 공급이 쉬워진 겁니다. 대개 한 번 사면 못 해도 몇 년을 입는 옷과 달리 사람은 매일 거르지 않고 에너지원인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즉 먹을거리는 입을거리보다 전체적인 수요가 훨씬 더 빨리 늘거나 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근 들어 다소 정체됐지만, 21세기 들어 꾸준히 지속된 세계화로 인해 이제는 먹을거리도 글로벌 공급망을 통해 생산, 유통, 소비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먹을거리는 다른 어떤 상품, 서비스보다도 더 많은 소비가 자주 일어나고, 생산과 유통에 이르는 산업 전반이 여기에 맞춰져 있습니다. 식품과 식재료 공급망은 의류 공급망보다 훨씬 더 거대하고 복잡합니다. 그러다 보니 먹을거리와 관련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윤리적인 소비 문제도 한둘이 아닙니다.


이안 얼비나는 오징어를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오징어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인들이 (주로 식감 때문에) 싫어하는 식재료 가운데 하나였는데, 1980년대 들어 양상이 바뀝니다. 우선 오징어를 튀기는 조리법을 개발해 식감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맛없는 해산물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던 오징어(squid) 대신 친척뻘인 한치(calamari)로 둔갑해 유통한 것도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썰어서 튀긴 다음 요리하면, 원래 이게 오징어인지 한치인지 구분하기 어렵죠.

미국 같은 큰 나라에서 특정한 식재료나 음식이 갑자기 큰 인기를 끌게 되면 급증한 수요를 맞추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미국이 아무리 해안선이 길고, 배타적 경제수역이 넓어도 이는 마찬가지입니다.

오징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적잖은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이때 중국이 등장합니다. 먼바다와 대양에서 조업하는 선박 규모나 어획량에서 중국은 다른 나라를 압도합니다. 중국 원양어선들은 먼바다에서 오징어를 잡아 전 세계 곳곳의 공장에서 이를 가공, 포장한 다음 수출했습니다. 미국 식당들은 중국 원양어선 기반 어업에 오징어 공급을 상당 부분 의존하게 됐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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