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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가보니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집…"행정당국 실수"

명절에 가보니 흔적도 없이 사라진 집…"행정당국 실수"
▲ 흔적도 없이 사라진 박 씨 집 주변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 보니 부모님과 추억이 담긴 집이 통째로 사라져 무척 당황했습니다."

행정당국의 실수로 주택 소유자의 허락도 없이 집이 철거된 황당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부산 기장군과 주택 소유주 박만조(63) 씨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 추석 때 고향 집이 있던 기장군 일광읍 학리 266-8번지를 찾았다가 집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습니다.

박 씨는 믿기지 않는 상황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한번 집을 찾아봤지만, 집이 있던 자리에는 아스팔트 포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해당 주택은 1968년에 지어져 박 씨 부모가 거주했는데 몇 년 전 부모가 숨지면서 소유권이 박 씨로 넘어가고 빈집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박 씨는 명절이나 부모 기일 때마다 고향 집을 찾아 제사를 지내왔습니다.

집주인도 모르는 사이에 집이 사라진 이유는 황당하게도 기장군의 행정 실수 탓입니다.

당초 기장군은 해당 주택 옆에 도로를 신설하면서 박 씨로부터 주택 터(33㎡)와 대지(1㎡)를 편입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박 씨가 부모 흔적이 남아 있는 집이 철거되는 것을 반대하며 눈물로 호소하자 기장군은 집은 철거하지 않기로 하고, 대지만 사들여 도로 신설을 계획했습니다.

이후 지난해 12월 도로 건설이 시작된 됐는데 당초 계획과 달리 해당 주택까지 모두 철거돼 버렸습니다.

기장군은 철거 대상이 아닌 주택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건 행정 실수 때문이라고 인정했습니다.

기장군 관계자는 업무 담당자가 바뀌고 시간이 지나다 보니 전달이 잘못된 것 같다며 주택 소유주와 협의해 보상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박 씨는 기장군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박 씨는 집 안에 있던 가재도구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눈물이 날 정도로 안타까운데 집 안에 있던 물건을 보상받으려면 직접 증명하라고 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카카오맵 갈무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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