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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코스피 2300선 붕괴' 출렁인 주식 시장…동요 배경은?

<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중요하고 관심 많은 소식입니다. 어제(26일) 우리 주식 시장, 올해 들어 가장 출렁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기자>

어제 우리 금융시장 상황은요, 한 마디로 우리가 얼마나 나라 바깥의 상황들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습니다.

유가증권시장 코스피는 올해 들어서 가장 큰 폭으로 빠지면서 2300선이 무너졌습니다.

올해 들어서 1월 초 이후에 올랐던 상승분을 고스란히 까먹었고요. 코스닥 시장도 3.5% 급락하면서 마감했습니다. 

주가가 이렇게 많이 빠지면서 달러 환율도 올랐죠.

1달러가 우리 입장에서는 하루 사이에 10원 넘게 더 비싸졌는데 하루 만에 이 정도로 움직이는 건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어제는 정작 이렇게까지 동요할 만한 요인이 국경 안에선 별로 없었습니다.

요즘 우리 기업들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어제 현대차는 역대 최고의 3분기 실적을 냈고요.

SK하이닉스는 올해 내내 반도체 시장이 힘들었기 때문에 영업 손실을 계속 보고는 있지만 적자 폭을 좀 줄이긴 했습니다. 상반기보단 좋았습니다.

그리고 3분기에 우리 경제가 전체적으로 얼마나 성장했는지도 어제 발표가 나왔는데요.

0.6%, 0%대 성장에 그치긴 했지만 역시 예상 범위 안의 숫자였거든요.

수출이나 소비가 상반기보다는 좀 개선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이런 발표들만으로는 어제의 우리 금융시장 동요를 다 설명할 순 없습니다.

<앵커>

여러 변수들이 얽히고설켜 있겠습니다만은, 일단 나라 밖의 변수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좀 짚어주시죠.

<기자>

역시 미국의 영향이 컸던 동요입니다.

원래도 그랬지만 점점 더 미국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미국의 시장의 분위기에 의해서 좌우되는 모습이 커지고 있습니다.

어제 새벽에 미국 시장은 한국 사람들도 많이 투자하는 이른바 대표 기술주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을 비롯해서 대형 IT기업들 주가가 여럿 급락하거나 폭락했고요.

이 영향을 우리 증시도 받은 겁니다.

간밤에도, 오늘 새벽까지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졌기 때문에 오늘 우리 증시에도 영향이 좀 있을 것 같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미국도 지금 기업들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적이 크게 나쁜 것도 아니고 약간만 실망스러우면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이 거듭 나타납니다.

요새 미국 왜 이런가, 핵심은 또 금리입니다. 시장금리가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 근처에서 움직입니다.

요새 미국은 주택담보대출 같은 건 이자를 8%는 내야 받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미국 경기가 우리보다 훨씬 좋다지만 이 정도 금리에 미국인들도 부담을 안 느낄 수 없겠죠.

그렇다 보니까 시장금리가 조금만 또 오르는 것 같아도 투자자들이 많이 불안해하고요.

기업의 실적이 아주 훌륭하지 않으면 크게 실망합니다.

회사들이 돈을 많이 빌려서 투자를 늘리기도 어려운 환경인데 다음 실적은 더 별로일 가능성이 높겠네, 이러면서 주식을 파는 모습이 나타나는 겁니다.

게다가 세상의 돈이 미국에서 이렇게 불안해 한 날이면요.

최근 반등하는 모습이 조금씩 나오고는 있지만, 여전히 수출도 경기도 아직까진 좋지 않은 한국 시장에선 더욱 불안해하는 겁니다.

어제 우리 주식시장은 외국인들이 외국자본이 엄청나게 우리 주식을 팔고 나가면서 동요가 컸습니다.

어제 우리뿐만 아니라 아시아 증시들이 미국 영향을 받아서 대부분 하락했지만 특히 한국 증시의 떨어지는 폭이 컸습니다.

<앵커>

앞으로는 어떨까요? 우리 주식시장이 또 이렇게 휘청일 수 있겠습니까?

<기자>

당분간은 시장 금리가 불안할 때마다 동요하는 모습이 또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여기서 금리가 더 오르기는 힘들 거라는 전망도 꽤 나옵니다.

미국 현지에서 많이 거론되는 숫자가 5%라고 얼마 전에도 말씀드린 적 있는데요.

미국의 시장금리 장기 전망을 반영하는 대표적인 금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지금 5% 근처를 왔다 갔다 합니다.

미국에서도 이것보다 더 오르면 지난 3월에 중소은행 연쇄 부도 사태 같은 경제 사건사고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그리고 미국도 이렇게 금리가 높다 보니까 조금씩 경기가 가라앉는 모습도 감지되기 때문에 이것보다 더 오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겁니다.

다만 더 오르긴 어렵다는 게 금리가 빠르게 내려갈 거란 기대로 이어질 정돈 아니고요.

경기가 꺾여서 금리가 내려갈 것 같으면 우리 주식시장에도 좋은 신호라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 경제가 반등을 시도하고 있는 걸 인정받는 데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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