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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미국의 재정 폭주…파월보다 바이든이 더 무서운 이유

[스프칼럼] (글 : 김학균 리서치센터장)

스프칼럼 김학균
주가와 기업이익의 비율인 PER(주가이익비율)에는 주식투자의 기대수익률이라는 개념이 내재돼 있다. PER의 역수인 Earnings Yield(어닝스 일드)는 주식의 기대수익률을 나타내는데, 10월 24일 기준 미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S&P500 지수의 12개월 예상 PER은 19.2배이다. 이 경우 PER의 역수인 5.2%(=1/19.2)가 기업 이익 전망치를 통해 투영해 본 주식의 기대수익률로 볼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PER이 10배인 기업을 가정해 보겠다. 이 기업의 주가는 연간 기대이익의 10배 수준에서 형성돼 있는 셈인데, 이 기업의 수익성이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서 10년이 지나면 주주에게 귀속되는 이익으로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10년이 지나야 이익으로 원금을 회수할 수 있으니 연간 기대수익률은 10%(=1/10)인 것이다. PER에는 이익으로 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간의 개념이 내포돼 있어, 기대수익률도 산출할 수 있다.

주식의 기대수익률인 Earnings Yield를 시장금리와 비교해 보면 채권 대비 주식의 투자 메릿을 가늠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최근의 실적 추정치에 내재돼 있는 미국 주식의 기대수익률은 5.2%인데 비해,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4.8%이다. 무위험자산인 미국 국채 투자로 얻을 수 있는 확정 이익이 4.8%인데, 위험자산으로 볼 수 있는 주식투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5%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면 주식투자의 매력이 높다고 볼 수 없다. Earnings Yield와 금리의 비교가 절대적인 주식투자의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주식시장이 고평가 돼 있는지, 저평가돼 있는지를 판단하는 대략적인 잣대로 활용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다.

PER이 높아지거나(Earnings Yield 하락), 금리가 상승할 때 주식의 투자메릿이 떨어진다. 최근 3개월 연속 미국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는 데는 PER보다 금리의 상승이 주식시장에 압도적으로 큰 영향을 줬다. 10월 들어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5.2%선, 10년물 금리는 5%선까지 상승했다. 모두 2007년 이후 최고치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지난 10월 19일 파월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의 확장세가 뜨거워, 인플레이션이 충분하게 꺾이지 않고 있다'고 말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낮아지기 위해서는 미국 경제 성장의 둔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를 올리는 중앙은행의 긴축은 경제의 수요(성장)를 희생해 물가 안정을 도모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작년 3월부터 연준은 역사에 기록될 만한 긴축 정책을 펼쳤다. 한 번에 0.75%p(자이언트 스텝)나 0.50%p(빅 스텝)의 금리인상을 수시로 하면서 미국의 기준금리는 0~0.25%에서 5.25~5.50%까지 높아졌다. 이렇게 기준금리를 높였음에도 파월 의장의 언급처럼 미국 경제는 여전히 뜨겁다. 2022년 미국의 GDP 성장률은 1.9%, 2023년 예상치는 2.2%에 달하고 있다. 모두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양호한 성장률이다.

경기가 적당히 냉각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완화되지 않으면, 경제가 급격하게 하강하는 경착륙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경착륙은 순환적인 경기 사이클 때문에 나타나기보다는 신용 이벤트가 발생하는 경우에 현실화된다. 대부분의 경우 고금리가 유지되면서 경제의 취약한 분야에서 부채 문제가 터지면 신용 경색이 발생하게 된다.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했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형적인 사례이다.

스프칼럼 김학균
'금리 상승'→'취약한 경제주체의 파산'→'금융기관의 손실'→(금융기관이 대출을 꺼리거나 오히려 회수하는) '신용 경색'→(금융의 위기가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기 후퇴'라는 악순환이 나타나게 된다. 긴축으로 인한 경기 둔화와 그 결과로서의 인플레이션 압박 완화는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유도하는 정책인 반면, 뜨거운 경기 확장세가 지속되면서 고금리가 유지될 경우 예기치 않은 경착륙이 현실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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