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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여기가 어딥네까?" "속초 앞입니다"…목선 귀순자의 첫 대화

스프 이브닝브리핑
북한 주민 4명이 작은 목선을 타고 속초 앞바다로 내려왔습니다. 귀순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합니다. 

군이 북한 목선 찾는 데 큰 도움을 받은 건 우리 어민의 신고였는데요,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의 선장이 신고한 뒤에 당국이 목선에 탄 북한 주민들의 신병을 확보하고 목선도 예인했습니다. 해경에 처음 신고한 임재길 선장을 SBS 취재진이 만났는데요, 임 선장은 북한 주민의 첫 마디가 "여기가 어딥네까?"였다고 합니다. 

 

북한 주민 "여기가 어딥네까?"

북한 목선을 목격하고 신고한 어민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볼까요? 어선 선장 임재길 씨는 오늘(24일) 아침 복어를 잡기 위해 혼자 조업하다가 이상한 목선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색깔이나 형태로 북한 배라는 걸 곧바로 알아채고 해경에 신고했다고 합니다. 속초 앞 약 4.5마일 해상이었습니다.

임 선장은 목선을 향해 다가갔고, 목선도 피하지 않고 다가왔다고 합니다. 두 배가 가까워져 거의 붙게 되자 북한 목선에 타고 있던 남성이 "여기가 어딥네까?"라면서 먼저 말을 걸었다고 합니다. 임 선장이 "속초 앞입니다"고 답하자 북한 주민들이 미소를 지었다고 합니다. 목선에 탄 북한 주민들은 남한으로 넘어온 걸 가장 먼저 확인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임 선장이 "북에서 왔어요?"라고 묻자 목선의 남성은 대답을 안 하다가 두 번째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합니다. 

임 선장은 "잘 왔어요"라고 하고 생수 한 병과 한국 담배 한 갑을 건넸다고 하는데요, 북한 목선의 남성이 처음에는 안 받으려고 하다가 임 선장이 "받아도 괜찮다"고 몇 번 얘기하자 그제서야 받았다고 합니다. 북한 목선에 타고 있던 여성이 "한국 배가 좋다"는 말도 했다고 합니다. 

임 선장의 인터뷰를 토대로 당시 대화 내용을 정리해 봤습니다.

지난 2019년 동해에서 예인되는 북한 목선
목선 승선 남성: 여기가 어딥네까?
임 선장: 속초 앞입니다.
           북한에서 왔어요? (두 번 질문)
목선 승선 남성: (고개만 끄덕)
임 선장: 잘 왔어요. 
           (생수와 담배 건넨 뒤) 언제 출발했어요?
목선 승선 남성: 오늘 출발했어요.  
목선 승선 여성: 한국 배가 좋다야.


북한 목선은 고기잡이 배로 보였지만 배 안에 낚시나 그물이 없었다고 합니다. 또, 배에 타고 있던 북한 주민의  복장이 비교적 깨끗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애초에 고기잡으려고 출항한 건 아닌 듯합니다.

그런데 임 선장은 북한 배에 3명이 타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남성 한 명과 여성 두 명이었는데요, 남성은 30대로 보였고 여성 한 명도 비슷한 나이로 보였다고 합니다. 다른 여성 한 명은 4,50대의 중년으로 보였다고 하고요.

4명이 승선했고, 남성 1명과 여성 3명이라는 정부 발표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임 선장이 여성 한 명을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여성 한 명은 어린 아이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군, 레이더로 포착하고 추적했지만...

해경이 북한 주민의 신병을 확보한 정부 합동정보조사팀에 넘겼는데요, 당국이 합동 신문을 통해 이동 경로와 귀순 의사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 4명이 귀순 의사를 표시했다는 내용만 알려지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타고 온 배는 양양 기사문항으로 예인됐는데요, 7.5m 길이의 나무로 만들어진 전마선(소형 고기잡이 배)으로 추정됐습니다. 

스프 이브닝브리핑 (사진=연합뉴스)
군 당국은 북한 목선이 동해 북동쪽에서 직선으로 내려오지 않고 대각선으로 NLL을 넘어 속초 쪽을 향해 이동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어민 신고 전에 군이 추적은 하고 있었지만 북한 목선이라는 건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군의 설명을 보면, 새벽 5시30분쯤 육군 감시 레이더로 물체를 조기 식별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이 물체가 무엇인지는 판단하지 못하고 6시 반쯤 열상감시장비((TOD)에 목선의 형상이 식별되고, 7시10분 해경에 우리 어민 신고가 접수되면서 북한 목선이라는 걸 확인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초계기와 고속정을 보냈지만, 민간 어선이 신고할 때까지 목선을 찾지 못했습니다. 북한 목선이 발견된 속초 동쪽 해상은 NLL에서 남쪽으로 약 40∼50㎞ 떨어진 지점입니다.
  스프 이브닝브리핑 (사진=연합뉴스)
결과적으로 북한 목선이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NLL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군의 동해 NLL 감시·경계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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