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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노인만 치어 숨지게 하고도 '무죄'…14년 뒤 '또' 걸리자 판결은

고의로 교통사고 낸 뒤 보험금 타간 보험 사기극
고령의 보행자를 일부러 차로 들이받아 숨지게 하고 거액의 보험금을 타낸 40대 여성에게 중형이 확정됐습니다.

이 운전자는 과거에도 비슷한 범행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살인,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오늘(23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 2020년 9월 11일 전북 군산의 한 도로를 달리던 중 고의로 B 씨(당시 76)를 들이받아 숨지게 하고 형사보상금, 변호사 선임비 등 보험금 1억 7600여만 원을 타낸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당시 길을 건너던 B 씨를 발견하고도 가속 페달을 밟아 사고를 냈으며, 이 사고로  B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시간 반 만에 숨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A 씨는 같은 해 5월에도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보험금 1천300여만 원을 받는 등 여러 보험상품에 중복으로 가입해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모두 22건의 교통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그는 지난 2009년에도 이번 사망사건과 유사한 범행을 저질렀는데, 과실로 사고가 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당시에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이 사고를 기점으로  여러 차례 교통사고를 내면서 4억 원 상당의 보험금을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는 운전자 보험 특성상 운전 중 피해자를 다치거나 숨지게 하더라도 형사 합의금 등의 명목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일부러 사고를 내 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그는 '앞을 잘 보지 못해 발생한 사고'라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 씨가 사고 직전 계속 가속했고 차를 멈추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점, 피해자가 걷던 방향으로 자동차의 진행 방향이 꺾였던 점 등을 근거로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가 있었다고 봤습니다. 

이어 "물욕에 사로잡혀 과실 사고로 가장한 뒤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살해하는 방법으로 보험금을 타냈다"며 "기대수명이 얼마 남지 않아 유족들과 쉽게 합의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는 고령의 피해자를 골라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지적하며 20년을 선고했습니다. 

검찰과 A 씨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2심 재판부 역시 "피고인이 장애가 있는 자녀 4명을 돌봐야 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등 딱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원심 양형에 문제는 없다"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살인죄의 미필적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라며 A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형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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