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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또 터진 '수원 전세사기', 피해자 탓할 수 없는 이유는

스프 전세사기
인천 강서 전세사기 피해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는데 수원에서도 대규모 전세사기가 터졌습니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액만 수백억 규모인데, 아직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잠재적 피해까지 감안하면 피해액이 1천억 원이 넘을 거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적지 않은 분들이 '집주인 융자 규모 보면 위험한 거 알 수 있지 않았냐', 'HUG 전세보증보험 가능 여부 알고 들어갔으면 피해 막을 수 있지 않았냐' 하며 마치 피해자의 부주의 때문에 피해가 발생한 것처럼 말씀하십니다.

일견 일리 있는 지적처럼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수원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이미 인천 강서 전세사기 피해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이슈화됐었기에 나름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고 고심에 고심을 더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당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우리가 피해자들 탓을 할 수 없는 이유를 지금부터 설명해보려고 합니다.
 

공동담보 쪼개기 대출은 알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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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담보라는 게 있습니다. 하나의 대출에 하나의 담보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개의 담보물을 제공하는 것으로, 한 사람이 계약을 위반해 생긴 손해를 공동담보로 묶인 다른 사람이 공동으로 배상하는 담보입니다. 예를 들어 다세대 주택 건물에 5개의 세대가 있다면 이 5세대를 공동담보로 묶어 담보물로 제공하고 5억 원을 대출받는 식입니다. 담보물이 많으니 아무래도 대출이 더 용이하겠죠.

그런데 이 공동담보도 쪼개서 나눠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일례로 5세대를 하나로 묶는 게 아니라 2세대, 3세대로 두 개로 쪼개서 각각 묶은 뒤 각각 2억, 3억씩 대출을 받는 겁니다. 대출이 5억까지 필요하지 않고 2억 정도만 있어도 된다 싶으면 2세대만 쪼개 묶은 뒤 2억만 대출받는 식이죠. 추가로 더 필요하다면 3세대를 묶어 3억을 대출받고요. 이번 수원 전세사기 의혹 당사자인 집주인 정모 씨 일가는 이런 식의 공동담보 대출을 쪼개기로 많이 받았습니다. 일가족 소유 건물 50여 채 중 40채 정도를 이 공동담보로 잡고 대출을 받은 거로 전해졌습니다.

문제는 이런 공동담보 쪼개기의 경우 세입자는 본인 세대에 묶인 공동담보의 대출만 알 수 있지, 다른 세대로 묶인 공동담보 대출은 알기 어렵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아까 5세대를 2세대, 3세대로 쪼갠 뒤 묶어 대출을 받는다고 했는데, 이 경우 2세대에 포함된 A라는 세입자는 2세대 공동담보 대출 2억만 알 수 있지, 나머지 3세대 공동담보 대출 3억의 존재는 알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등기부등본에 해당 세대로 묶인 공동담보에 대한 대출 액수만 표기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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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기부등본 한번 볼까요? 이처럼 해당 세대와 같이 묶인 공동담보에 대한 근저당 2억만 표시되어 있지, 나머지 다른 세대로 묶인 공동담보에 대한 근저당 3억은 표시돼 있지 않습니다. 하단에 그냥 공동담보 일련번호만 기재되어 있을 뿐입니다. 그러면 세입자 입장에선 등기부등본을 봐도 이 공동담보가 자기 세대 공동담보 목록을 얘기하는 건지, 다른 세대 묶인 공동담보인지조차 알기 어렵습니다. 그냥 액수가 표시되어 있는 2억 근저당만 인지가 가능합니다. 다른 세대 공동담보 근저당 3억을 보려면 다른 세대 등기부등본을 떼봐야 알 수 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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