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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3년 넘게 "그냥 쉬어요"…코로나 이후 급증해 '만성화' 단계

<앵커>

친절한 경제, 이번 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 합니다. 권 기자, 청년 취업문제 다뤄 보죠. 취업이 어렵기도 하지만 아예 취업 자체를 포기하는 청년들이 코로나 때 많아졌다고 전해 드린 적 있었죠. 그런데 이런 분위기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이른바 '니트족'이라는 용어로도 요새 얘기를 많이 하고 있죠. 

취업을 하기 위한 노력이 적어도 겉에서 보기에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 청년들, 니트족이라고 하는데요.

일단 지금 우리나라에 취업하지 않고 3년 이상을 보낸 청년층, 자신이 다녔던 마지막 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3년 넘게 취업한 적이 없는 15세에서 29세 사이 청년이 21만 8천 명 수준입니다.

우리나라는 국제노동기구의 기준을 따라서요.

1주일에 1시간 만이라도 일을 해서 돈을 번 적이 있으면 그 사람은 그 1주일 동안 일을 한 걸로 봅니다.

이를테면 취업 준비하면서 용돈이라도 벌기 위해서 일주일에 단 한 시간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래도 취준생이 아니라 취업자로 보는 겁니다.

그러니까 학교도 다니지 않는데 3년 이상 취업자였던 적이 없다고 하면 사실 상당히 긴 기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중에는 이를테면 육아를 하거나 가정주부여서 취업기록이 없는 경우 같은 것도 있으니까요.

21만 8천 명이란 숫자 자체보다는 왜 청년이 3년 이상이나 취업기록이 아예 없을까, 그 내용을 보는 게 더 중요하긴 합니다.

그런데 21만 8천 명 중에 거의 37%, 거의 10명 중 4명 꼴인 8만 명이 3년 넘게 그냥 쉬고 있는 장기 니트족으로 집계된 겁니다.

<앵커>

어떤 마음인 건지 또는 어떤 상황인 건지 분석이 조금 필요해 보입니다. 통계로는 이런 청년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찾을 수는 없는 건가요?

<기자>

취업 청년들 같은 경우에는 겉으로 봤을 때는 구직 활동이나 직업훈련이나, 또는 육아나 이런 활동의 흔적을 밖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게 아무래도 특징이잖아요.

이런 청년들이 1년 차까지는 20% 중후반대에 다가요. 2, 3년 차에는 확실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랬다가 3년 이상이 되면 거의 10명 중에 4명 꼴로 확 늘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취업은 되지 않았어도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은 확실히 1년 차 때보다 2, 3년 차에 늘어나다가 미취업 상태로 3년이 넘어버리면 36.5% 수준으로 뚝 떨어져 버리고요.

취업이 잘 안 되면서 시간이 너무 지나버리면 아예 포기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보인다는 겁니다.

졸업하고 미취업 상태로 1년 차에는 천천히 찾자 여유를 갖고 생각을 좀 더 깊이 해보자 이렇게 시간이 갈 수 있고요.

그러다 2, 3년 차에는 좀 더 마음이 급해져서 구체적인 취업 노력을 해보는데 이때 잘 풀리지 않으면 아예 취업 자체를 포기하는 모습인 거죠.

그런데 코로나 전까지는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3년 이상 미취업 상태인 경우 중에서 아예 취업을 포기한 걸로 보이는 청년의 비중은 코로나 전에는 4명 중 1명꼴 정도입니다.

장기 미취업 청년들 중에서 니트족 비중이 확 늘어나는 건 2021년이 기점입니다.

사람 수로 봤을 때도 2021년의 니트족이 9만 6천 명으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앵커>

코로나가 심할 때는 거리두기 때문에 구직활동이 제한됐던 건데, 문제는 지금도 이렇게 '그냥 쉬는 청년'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거겠죠?

<기자>

사람 수로 봐도요, 그냥 쉰다는 청년이 지금 2021년보다는 약간 줄어들기는 했지만요. 여전히 코로나 전, 2018·19년보다는 훨씬 많은 상태입니다.

이 연령대의 인구가 2019년보다 120만 명 넘게 줄어 있는 상태인데도 그냥 쉬는 청년 수는 오히려 훌쩍 더 늘어나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청년층 전체에서의 비중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고요.

지금 청년층의 고용률, 그러니까 전체 청년 중에서 일하는 청년의 비중은 코로나 전보다도 높아져 있는 상태이기는 하지만요.

한편에서는 이렇게 그냥 쉬는 청년층의 비중이 소리 없이 커져서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할 수 없게 장기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지금 이 같은 이른바 '니트족'들의 실태를 조사하고 있고요. 다음 달 즈음에 조사결과와 함께 대책까지 발표할 예정입니다.

안 그래도 저성장·저출생 기조 속에서 우리 사회 전체의 활력이 떨어져 가는 모습들이 눈에 띄는 게 큰 걱정인데요.

그중 하나인 청년 니트족 문제 면밀하게 진단해서 대응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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