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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서 집사면서 치솟는 가계대출…3%대 금리 사라져도 이달 3.4조↑

빚내서 집사면서 치솟는 가계대출…3%대 금리 사라져도 이달 3.4조↑
미국 국채 금리가 긴축 장기화와 재정적자 확대 우려 등으로 급등하면서 국내 시장금리와 은행의 대출·예금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불과 한 달 전까지 3%대였던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 하단이 4%대로 일제히 올라섰고, 상단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이어 고정금리와 신용대출 금리 등까지 7%대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까지 겹쳐 당분간 금리 상승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은행권의 관측입니다.

하지만 이런 긴축 공포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금융 위기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5대 은행에서만 3조 원 이상의 가계대출이 불어나는 등 이사철과 부동산 거래 회복의 여파로 증가 속도가 오히려 더 빨라지는 추세입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0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240∼6.725% 수준입니다.

한 달 전 9월 22일(연 3.900∼6.490%)과 비교해 하단이 0.340%포인트(p) 뛰면서 4%대로 올라섰습니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연 4.620∼6.620%)도 한 달 만에 상·하단이 모두 0.060%p씩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두 금리가 주로 지표로 삼는 은행채 5년물, 1년물 금리가 각 0.270%p(4.471→4.741%), 0.060%p(4.048→4.108%) 상승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은행채 등 시장 금리는 최근 미국과 한국 긴축 장기화 전망과 은행채 발행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꾸준히 올랐고, 지난 19일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5%를 넘어서면서 상승세가 더 강해지는 분위기입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연 4.550∼7.143%) 역시 상단과 하단이 각 0.280%p, 0.044%p 높아졌습니다.

최근 시장금리가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나 변동금리 모두를 밀어 올리면서, 하단의 3%대 금리는 사라지고 고정금리와 신용대출 금리까지 6%대 후반으로 7%대에 바싹 다가선 셈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가파른 금리 상승과 추가 인상 전망과 상관없이,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은 빠르게 불어나고 있습니다.

5대 시중은행의 10월 1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5조7천321억 원으로 9월 말(682조3천294억 원)보다 3조4천27억 원이나 더 늘었습니다.

이달 들어 약 20일 만의 증가 규모가 이미 2021년 10월(+3조4천380억 원) 이후 2년 만에 최대 기록입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2조6천814억 원(517조8천588억 원→520조5천402억 원) 불었고, 지난달 1조762억  원 줄었던 신용대출도 이달에는 8천871억 원 반등했습니다.

만약 이 추세대로 10월 전체 신용대출이 9월보다 늘어날 경우, 2021년 11월(+3천59억 원)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첫 증가 기록입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9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결정회의 직후 가계부채와 관련한 질문에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부동산과 연결된 것이 많아 결국 부동산 가격 문제와 같다"며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더라도,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게 아니고 레버리지(차입)로 투자하는 분들이 많은데, 금융(이자) 부담이 금방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경고하겠다"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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