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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한국형 아우토반 논쟁…속도 무제한, 안전할까

<앵커>

전라남도가 광주에서 영암 사이 47km를 속도 제한 없는 고속도로, 이른바 한국형 아우토반을 만들기로 한 것이 화제입니다.

온라인에서도 거센 논쟁이 일었는데, 어떻게 봐야 할지 팩트체크 '사실은' 코너에서 박세용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독일 아우토반에서 촬영된 영상입니다.

슈퍼카 한 대가 속도를 높이더니 시속 300km를 훌쩍 넘어 400km까지 돌파합니다.

KTX보다 훨씬 빠른 속도죠.

3차로를 달리던 차량이 순식간에 시야에서 멀어집니다.

이렇게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한국형 아우토반을 만들어서 지역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것이 전라남도 구상입니다.

최근 전국체전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남지사가 다시 건의하면서 관련 내용이 주목받았는데, 반응은 엇갈립니다.

하나쯤 있어도 괜찮겠다 이런 의견이 있지만, 전남 장의사·상조업체 대박 나겠다 이런 댓글처럼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고속 주행 시 운전자 반응 속도를 연구한 국내 논문을 확인해봤습니다.

시속 100km과 120km, 140km에서 앞차가 급정거하거나 낙석 같은 돌발 상황이 생겼을 때 브레이크를 얼마나 빨리 밟는지 봤습니다.

시속 100km였다가 140km로 속도를 올리면 브레이크 밟는 속도가 0.1초 정도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속도가 올라갈수록 운전자 긴장도가 높아져서 반응 속도가 빨라지는 것입니다.

그럼 속도 제한 없어도 안전하겠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독일 아우토반 사례 보겠습니다.

아우토반은 전체 구간의 70% 정도가 속도 제한이 없습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도로 1천km당 사망자 수를 비교해봤더니, 2015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속도 제한 없는 도로에서 사망자가 더 많았습니다.

최소 1.2명, 최대 5.7명이 더 많이 숨진 것인데, 유럽교통안전청 분석 결과도 비슷했습니다.

전라남도는 설계 단계부터 안전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입장입니다.

[김병호/전라남도청 도로교통과장 : (고속도로) 선형도 반듯하게 되고요. 차선 폭도 지금 현재 고속도로가 3.5m인데 그 이상으로 적용되고….]

도로의 구조적인 고려뿐만 아니라, 1차로는 추월 차로로 인식하고 비워두는 운전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영상편집 : 오영택, CG : 제갈찬, 작가 : 김효진, 인턴 : 박진호·이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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