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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 위기 1급 산양 피해 속출…쓰러진 곳마다 '밭 그물'

<앵커>

주로 멧돼지나 고라니가 농작물을 망쳐놓지 못하도록 밭에 쳐놓은 그물에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이 수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SBS 보도가 나간 뒤에 환경부가 처음으로 실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영양군의 한 농경지입니다.

밭 그물에 산양 한 마리가 걸려 있습니다.

사고를 당한 지 꽤 오래된 듯 움직이지 못할 만큼 탈진한 상태, 그물에서 산양을 꺼내 옮긴 뒤 이온음료를 먹이자 기력을 되찾습니다.

[김희종/멸종위기종복원센터 차장 : 심하게 감겨 있어서 탈진된 상태로 하루 이틀만 지났으면 바로 현장에서 죽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근처 울진군에서도 밭 그물에 걸린 산양이 빠져나가려고 몸부림을 칩니다.

뿔이 그물에 걸렸던 산양은 다행히 주민에게 발견돼 구조됐습니다.

[임익성/울진군 북면 이장 : 저는 뿔을 잡고, 다른 동네 한 분은 낫을 가지고 그물을 잘라버리고….]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올해만 산양 7마리가 밭 그물에 걸렸고, 2019년부터 4년간 전국에서 산양 16마리가 피해를 당했습니다.

이 가운데 11마리는 발견이 늦어 폐사했고, 5마리는 구조됐습니다.

산양이 피해를 당한 그물은 김 양식용 어망으로 그물코가 넓어 뿔 달린 산양이 특히 위험합니다.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아 신고되지 않는 경우를 감안하면 밭 그물로 인한 산양 피해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환경부는 내년 8월까지 실태 조사를 해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우동걸/멸종위기종복원센터 선임연구원 : 밭 그물이 얼마나 쳐져 있는지 특히 위험 구간이 어디인지를 먼저 파악하고자 합니다.]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은 지난 2007년부터 복원 작업 중인데, 전국에 1천600마리가량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민철, 화면제공 : 임익성·멸종위기종복원센터 산양보호협회울진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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