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민 · 청년 · R&D 예산 대폭 증액 추진…"민생 중심으로"

국민의힘 2기 지도부가 '민생'을 화두로 내년도 예산안을 대폭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습니다.

특히 서민·청년·소상공인 관련 예산을 확 늘리겠다는 기조입니다.

오늘(1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정책위는 정부 예산안을 '리빌딩'(re-building) 수준으로 수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전면 재검토에 착수했습니다.

사흘 전 당 지도부에 합류한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예산안 수정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책위 핵심 관계자는 오늘 통화에서 "긴축재정 기조에 맞게 총액은 유지하되, 우선순위를 적극 재조정해서 불요불급한 항목은 민생 경제 활성화를 위한 맞춤형 지원·대책 예산으로 돌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인 증액 대상 사업은 아직 검토 단계지만, 최근 국민통합위원회(위원장 김한길)가 윤 대통령과 여당에 제안한 사업들이 우선 검토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가장 먼저 코로나19 사태 후유증과 최근 '3고'(고금리·고환율·고물가)로 어려움 겪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예산 확대가 꼽힙니다.

구체적으로 소상공인 대출이자 부담 완화를 위한 '소상공인 금융 인프라 확충' 사업을 비롯해 디지털·플랫폼 기반 성장 기반 지원 사업, 대기업과의 공정경쟁 지원 등 내년도 소상공인 지원 사업의 예산 확대를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30 청년세대 지원사업 중에서도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에서 보호가 끝나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자립준비청년 지원을 위한 예산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사회 내 자립준비청년 발굴 사업부터 주거 및 자립정착금 확대, 심리·정서 지원사업 예산 등이 포함됩니다.

이 같은 기조는 어제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회동에서 서민과 청년층의 어려움을 보듬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대폭 삭감됐던 연구개발(R&D) 사업 예산도 꼭 필요한 부분은 최대한 복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정책위 관계자는 "R&D 예산의 경우 항목별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증액 여부를 판단하기까지 소관 부처나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조율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예산안 증액 드라이브에는 연말 정국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동의가 없으면 입법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예산은 실질적으로 여당이 쓸 수 있는 유일하고도 효과적인 카드입니다.

어제 회동에서 당이 민생 정책 주도권을 가져가기로 한 만큼,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칠 예산을 '민생 친화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로 불거진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