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동읍 시가지
충북 영동은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감 생산지이자 '명물'인 감나무 가로수길로 유명합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시가지와 외곽의 도로를 따라 빼곡히 늘어선 감 가로수에 어른 주먹 크기의 연주황빛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장관을 이룹니다.
1970년대부터 조성된 이 지역 감 가로수는 식재 구간만 164㎞, 나무 수는 2만 3천여 그루에 달한다고 영동군은 오늘(19일) 밝혔습니다.
군은 2004년 '가로수 조성·관리 조례'를 제정해 시가지의 경우 인근 주민에게 가로수를 돌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나무마다 관리자를 지정한 뒤 일련번호, 식재연도, 관리자 연락처 등을 적은 푯말도 설치했습니다.
그러나 외곽지역 가로수는 관리자가 따로 없습니다.
영동군이 기간제근로자를 고용해 나무를 돌보면서 절기상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 무렵 감을 수확해 군청 세외수입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다음 주부터 감 수확에 나설 예정인데, 최근 들어 탐스럽게 익은 감을 몰래 따 가는 사례가 이어져 영동군이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인적 뜸한 외곽도로나 심야에 가로수 감 수난이 이어지자 군은 3개조 16명의 기동순찰대를 편성, 취약지를 중심으로 24시간 순찰에 나선 상황입니다.
영동군청 산림과 안성섭 주무관은 "지난 한 주간 몰래 가로수 감을 따다가 적발돼 압수된 감만 40㎏이 넘는다"며 "풍성해야 할 감 가로수가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에 의해 수난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호기심이나 재미 삼아 몇 개 안 되는 감을 땄더라도 법적으로는 엄연한 절도죄에 해당한다"며 "우리 지역의 자산이자 상징인 가로수 감을 눈으로만 감상해 달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영동군 제공, 연합뉴스)